2018 러시아월드컵이 이제 8강에 돌입한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이 이제 8강에 돌입한다. 조별리그에 이어 16강전에서도 짜릿한 이변과 드라마틱한 경기가 이어진 가운데, 우승에 도전하는 각국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러시아월드컵의 8강 대진표는 무척 흥미롭다. A그룹엔 우루과이와 프랑스, 브라질과 벨기에 등 우승후보들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러시아와 크로아티아, 스웨덴과 잉글랜드가 살아남은 B그룹은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 A그룹의 네 국가는 어느 누가 8강에서 떨어져도 이변이고, B그룹의 네 국가는 어느 누가 결승에 진출해도 이변이다.

이런 상황 속에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남미와 유럽의 자존심 대결이다.

1930년 시작한 월드컵 역사상 남미와 유럽이 아닌 대륙에서 우승국이 나온 적은 없다.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을 품은 남미가 9번 우승컵을 가져갔고, 독일과 이탈리아가 각각 4번씩 우승을 차지했던 유럽은 11번 우승국을 배출했다.

다만, 최근엔 유럽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는 남미와 유럽이 번갈아가며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었다. 브라질-잉글랜드-브라질-서독-아르헨티나-이탈리아-아르헨티나-서독-브라질-프랑스-브라질 순이다. 하지만 2006 독일월드컵부터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이 차례로 우승을 차지했다. 특정 대륙이 3번 연속 월드컵 우승국을 배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월드컵 역시 유럽이 강세다.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에서 아이슬란드와 비기고, 크로아티아에 참패하는 수모를 겪었으나 나이지리아를 꺾고 간신히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16강에서 프랑스를 만나 무릎을 꿇었다. 최종예선에서 대륙 간 플레이오프까지 거쳐 월드컵 티켓을 거머쥔 페루는 프랑스와 페루를 넘지 못한 채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콜롬비아 역시 16강에서 잉글랜드에 가로막혔다.

이제 남은 남미국가는 우루과이와 브라질뿐이다. 물론 이들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우루과이는 호날두가 버티는 포르투갈을 꺾고 8강에 올랐고, 강력한 우승후보인 브라질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상대하는 유럽국가도 만만치 않다. 우루과이는 프랑스, 브라질은 벨기에를 만난다. 프랑스는 공수전반에 걸쳐 전력이 안정적이고, 벨기에는 ‘황금세대’가 꽃을 피우고 있다. 행여 이들을 넘고 결승에 진출하더라도 무조건 유럽국가를 상대해야 한다.

남미는 다시 월드컵 우승컵을 가져오며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유럽이 월드컵 4연패와 함께 위상을 높이게 될까. 8강전은 그 결과에 있어 중대지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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