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이 영화 ‘너의 결혼식’으로 돌아온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극중 배역 때문에 초등학생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나는 고등학교 3학년이다.”

배우 박보영이 2007년 S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왕과 나’로 아역상을 수상했을 당시 전한 말이다. 아역 배우라고 하기에는 늦은 나이이지만 박보영은 폐비 윤씨의 어린 시절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아역상을 받았다. 그리고 11년이 흐른 지금 그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박보영은 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을 통해 배우 생활을 시작한 뒤 드라마 ‘마녀유희’, ‘달려라 고등어’에 출연했다. 이후 ‘왕과 나’에서 폐비 윤씨의 어린 시절을 연기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긴 박보영은 영화 ‘울학교 이티’(2008), ‘초감각 커플’(2008)에 출연한 뒤 같은 해 개봉한 영화 ‘과속스캔들’에서 미혼모 역할을 안정적으로 소화해내며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으로 그는 제45회 백상예술대상을 포함한 유수의 시상식에서 신인연기상을 휩쓸며 ‘충무로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영화도 82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2012년 개봉한 영화 ‘늑대소년’도 약 700만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극중 박보영은 늑대소년(송중기 분)을 길들이는 소녀 순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후 ‘피끓는 청춘’(2014),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2015),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2015)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대세 행보를 이어갔다.

그런 박보영에게 ‘로코퀸’이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달아준 작품은 2015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오 나의 귀신님’이다. 이 작품으로 7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박보영은 응큼한 처녀귀신에게 빙의된 소심한 주방보조 나봉선으로 분해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했다. 순수한 매력과 도발적인 모습을 넘나드는가 하면 상대배우 조정석(강선우 역)과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종합편성채널 JTBC ‘힘쎈여자 도봉순’도 빼놓을 수 없다. 박보영은 지난해 방송된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자그마한 체구에 괴력을 지닌 도봉순 역을 맡아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특히 강자 앞에서 기죽지 않고 당당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로맨스부터 코미디, 액션까지 소화한 박보영의 ‘하드캐리’로 ‘힘쎈여자 도봉순’은 최고시청률이  9.7%(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치솟으며 JTBC의 대표 히트작이 됐다.

영화 ‘너의 결혼식’ 박보영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박보영의 다음 행보는 영화 ‘너의 결혼식’(감독 이석근)이다. ‘너의 결혼식’은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박보영 분)와 승희만이 운명인 우연(김영광 분), 좀처럼 타이밍 안 맞는 그들의 다사다난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다. 그동안 좋은 성적을 거뒀던 로맨스 장르라는 점도 팬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너의 결혼식’에서 박보영은 첫사랑은 첫사랑일 뿐, 3초 만에 빠지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승희 역을 맡았다. 공부, 외모, 인기도 탑이지만 까칠한 성격까지 탑인 인물이다. 박보영은 고등학생 시절 첫 만남을 시작으로 대학생, 취업 준비생, 사회 초년생에 이르기까지 10대부터 20대 후반까지의 모습을 모두 소화한다. 풋풋함과 설렘, 아련함을 오가며 첫사랑의 추억을 자극할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이석근 감독은 “(박보영이) 승희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해 활력을 불어 넣었다”고 극찬했다.

16세 어린 나이로 데뷔한 박보영은 이제 연기력과 흥행 파워를 모두 갖춘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맡은 역할마다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까지 갖췄다. 사랑스러운 매력은 덤이다. 어느덧 데뷔 13년 차가 된 박보영은 올해 28세다.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날이 더 많이 남아있다는 뜻.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