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세스 후랭코프가 전반기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13승. 어느 정도 준수한 활약을 펼친 선발투수의 한 시즌 성적이 아니다. 이제 겨우 전반기를 마친 두산 베어스 세스 후랭코프가 쌓은 승수다.

후랭코프는 전반기 18경기에 등판해 13승 1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17경기까지 13연승을 달리며 데뷔 시즌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을 세우는 등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제 주목을 끄는 것은 그의 신기록 경신 여부다.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승은 22승. 두산 베어스 선배인 다니엘 리오스(2007년)와 더스틴 니퍼트(2016년)가 기록한 바 있다. 후랭코프가 이 기록을 넘어서기 위해선 최소 10승이 필요하다.

제 아무리 후랭코프라 해도 쉽지 않은 길이다. 후랭코프는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kt 위즈를 상대로 등판했는데, 3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7실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 경기의 여파가 후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후랭코프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 경신은 어려워진다.

주변 여건도 뒷받침 돼야 한다. 후랭코프의 전반기 승률은 72%. 후랭코프가 지금까지의 승률을 유지한다는 가정 아래, 10승을 거두기 위해선 14경기 등판이 필요하다. 두산 베어스는 후반기에 5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후랭코프에겐 약 11~12경기 정도의 선발 기회가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시즌 막판 경기일정 및 팀 상황에 따라 15경기 정도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선발 등판 횟수보다 중요한 변수는 후랭코프 자신이다. 후랭코프는 미국에서 주로 구원투수로 활약했던 선수다. 선발투수로서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이 사실상 처음이다. 7~8월 폭염을 버티고, 체력 및 컨디션 관리에 성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올해 아시안게임이 열린다는 것. 이로 인해 KBO리그는 8월 하순에 잠시 휴식기를 갖는다.

팀의 압도적인 행보도 후랭코프에겐 긍정적인 요소다.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적수 없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전반기 승률이 6할7푼을 넘고, 2위와의 격차도 상당하다.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투수를 대하는 나머지 9개 구단의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다. 후랭코프 입장에선 한결 편안한 요소다. 아울러 팀의 든든한 수비와 공격력도 후랭코프의 승수쌓기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후랭코프가 어떤 후반기 행보를 보여주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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