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크로아티아. 결승전에서 웃는 쪽은 어디가 될까.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이 이제 대망의 결승전만 남겨두고 있다. 프랑스와 크로아티아가 맞붙는 결승전은 우리시간으로 오는 14일 0시에 펼쳐질 예정이다.

1930년 본격적으로 시작한 월드컵은 이번이 21회째다. 역대 20번의 대회 중 결승전 개념이 없었던 1950 브라질월드컵(4개조 1위가 리그전을 치러 최종 순위를 가렸음)을 제외하고, 19번 결승전을 치른 바 있다. 모두 축구사에 명경기로 남아있다. 20번째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놓치지 말아야할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년 전인 1998년. 당시 크로아티아는 ‘크로아티아’라는 이름으로 월드컵 무대를 처음 밟았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까지는 유고슬라비아 소속으로 참여했었고, 1994 미국월드컵은 독립전쟁의 여파로 지역예선에 참여할 수 없었다.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데뷔는 강렬했다. 아르헨티나, 자메이카, 일본 등과 H조에 속한 크로아티아는 2승 1패로 조2위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16강에선 루마니아를 꺾었다. 8강 상대는 전통의 강호 독일. 당시 독일은 마테우스, 클린스만 등 쟁쟁한 선수들이 이끄는 우승후보였다. 물론 크로아티아에도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던 다보르 수케르 등 훌륭한 선수들이 있었지만, 독일의 우세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독일을 무려 3대0으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가 독일을 2대0으로 꺾은 것 못지않은 대이변이었다.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크로아티아를 4강에서 막아선 것은 다름 아닌 개최국 프랑스였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시작과 함께 수케르가 선제골을 뽑아냈지만 수비수 릴리앙 튀랑에게만 두 골을 허용하며 1대2로 패했다.

크로아티아를 제압한 프랑스는 결승전에서 브라질까지 3대0으로 완파하며 자신들의 첫 월드컵 우승을 조국에서 달성했다.

이처럼 프랑스와 크로아티아는 20년 전 월드컵에서 이미 한 차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그리고 이제 4강이 아닌 결승무대에서 물러날 수 없는 재회를 하게 됐다.

프랑스는 지금까지 크로아티아에게 단 1패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자신감이 있다. 프랑스의 크로아티아전 역대전적은 3승 2무다. 1998 프랑스월드컵이 첫 만남이었고, 1999년과 2000년에 열린 두 차례 친선경기에서도 각각 3대0, 2대0의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다만 2004년과 2011년엔 2대2, 0대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보다 현실적인 측면에선 ‘체력’에 강점이 있다. 크로아티아는 16강, 8강, 4강 등 토너먼트를 거치며 매번 연장전을 치렀다. 승부차기 간 것도 두 번이나 된다. 반면 프랑스는 모든 경기를 90분 정규시간 내에 끝냈다. 두 팀이 소화한 경기시간이 무려 90분이나 차이나는데, 이는 1경기를 더 치른 것과 같다. 게다가 프랑스가 크로아티아보다 4강전을 하루 먼저 치른 덕에 하루 더 휴식시간을 갖는다.

크로아티아도 기대를 걸어보기 충분하다. 크로아티아는 유독 ‘강팀에 강한’ 행보를 보이며 큰 대회에서 짜릿한 이변을 연출해왔다.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독일을 3대0으로 제압했고, 2002 한일월드컵에선 조별리그에서 만난 이탈리아를 2대1로 꺾었다. 유로 2008에선 또 다시 독일을, 유로 2016에선 스페인을 잡은 경험이 있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아르헨티나를 3대0으로 꺾은 크로아티아다.

‘월드컵 20년 주기설’도 크로아티아를 설레게 만든다. 20년 주기로 새로운 월드컵 우승국이 탄생한다는 ‘설’이다. 1958 스웨덴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사상 첫 우승에 성공한 것이 그 시작이다. 20년 뒤인 1978 아르헨티나월드컵에선 개최국 아르헨티나가 역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프랑스 역시 ‘월드컵 20년 주기설’이 좋은 추억이다. 비록 이번엔 깨야할 징크스가 됐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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