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우승의 주역인 앙투안 그리즈만, 폴 포그바, 킬리안 음바페(왼쪽부터). 이들은 다음 월드컵에서도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의 주인공은 프랑스였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프랑스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벨기에 등 까다로운 상대를 차례로 제압한 뒤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까지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우승후보들이 줄줄이 미끄러진 가운데, 프랑스만큼은 끝까지 흔들림이 없었다.

프랑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공-수 전반에 걸쳐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다. 전방엔 뛰어난 재능의 앙투안 그리즈만과 ‘신성’ 킬리안 음바페, 노련한 올리비에 지루 등을 보유했고, 폴 포그바와 은골로 캉테, 블레이즈 마투이디 등이 버티는 중원도 막강했다. 여기에 각각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사무엘 움티티-라파엘 바란이 수비진이 중심을 잡았고, 베테랑 위고 요리스가 골문을 지켰다. 그나마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던 측면 수비에서도 루카스 에르난데스와 벤자민 파바드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주목할 점은 프랑스가 젊다는 것.

펠레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전에서 골을 넣은 10대 선수가 된 음바페는 이번 월드컵에서 총 4골을 넣는 등 엄청난 재능을 선보였다. 아르헨티나를 쩔쩔매게 만든 폭발적인 스피드나 결승전에서 나온 노련한 슈팅 등은 새로운 레전드의 탄생을 알리기 충분했다. 그런데 음바페는 1998년 12월생이다. 다음 월드컵이 열리는 2022년에도 음바페의 나이는 만 23살에 불과하다.

폴 포그바도 1993년생에 불과하다. 다음 월드컵 땐 그야말로 절정에 오를 나이가 된다. 수비의 핵심인 움티티와 바란도 1993년생 동갑내기다.

1991년생인 그리즈만은 다음 월드컵에서 31살이 된다. 지금의 재능에 노련미까지 더해질 나이다. 특히 그리즈만은 조만간 더 큰 구단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 많은 구단들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프랑스 선수 중엔 젊은 다음 월드컵에서 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많다. 그들에게 이번 월드컵 우승은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때문에 ‘월드컵 우승국 징크스’를 프랑스가 넘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프랑스에겐 잔칫날 찬물 끼얹는 이야기겠지만 말이다.

‘월드컵 우승국 징크스’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독일을 삼켜버렸다. 2014 브라질월드컵의 주인공이었던 독일은 첫 경기부터 멕시코에게 발목을 잡히더니 한국에게도 패하며 충격의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 월드컵이 지금의 방식으로 진행된 이래 독일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다. 그만큼 ‘월드컵 우승국 징크스’는 무섭다.

2010 남아공월드컵 우승국 스페인과 2006 독일월드컵 우승국 이탈리아도 징크스의 희생양이었다. 이번에 독일까지 세 대회 연속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의 젊은 재능들과 12년째 이어진 독한 징크스 중 무엇이 더 무서울지, 벌써부터 4년 뒤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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