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는 2017-18 시즌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제 그들은 10년 만의 EPL 2연패를 노린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첼시-맨유-맨시티-맨유-맨시티-첼시-레스터-첼시-맨시티. 2009-10시즌부터 2017-18시즌까지 최근 9년간 EPL 우승팀이다. 9년 동안 매년 우승팀이 바뀌었다. ‘디펜딩’에 성공한 ‘챔피언’이 없었던 것이다.

반면, 이탈리아 세리에A는 유벤투스의 7연패가 이어지고 있고, 독일 분데스리가에선 바이에른 뮌헨이 6연패를 달리고 있다. 프랑스 리그앙 역시 PSG가 2012-13시즌부터 2015-16시즌까지 4연패를 달성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최근 10년 동안 3연패와 2연패가 한 번씩 있었다. 주인공은 모두 바르셀로나다. 바르셀로나는 2008-09시즌부터 2010-11시즌까지 3연패를 달성했고, 2014-15시즌과 2015-16시즌에도 2연패를 거뒀다.

즉, EPL은 유럽 5대리그에서 ‘절대강자’가 없었던 유일한 리그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아성에 도전하는 것은 맨시티다. 맨시티는 지난해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맨시티의 독주에 제동을 걸 팀이 없었을 정도다.

맨시티는 올해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가 본격 구현되기 시작했고, 젊은 선수들이 환상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울러 꾸준히 눈독들여왔던 리야드 마레즈 영입에 성공했다. 조르지뉴를 첼시에 빼앗긴 것이 아쉽지만, 추가 영입 가능성은 여전히 활짝 열려있다.

물론 변수도 있다. EPL은 최근 ‘우승팀 잔혹사’가 이어진 바 있다. 당장 2016-17시즌 우승팀인 첼시는 지난 시즌 5위에 그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얻지 못했다. 2015-16시즌 동화 같은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도 다음 시즌엔 12위로 뚝 떨어졌다. 2014-15시즌 우승했던 첼시가 다음 시즌 10위로 추락한 것 역시 대표적 사례다.

이들의 공통점은 우승 직후 내홍에 시달렸다는 점이다. 이에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마지막으로 EPL 연속우승에 성공했던 맨유다.

맨유는 2006-07시즌부터 2008-09시즌까지 3연패에 성공한 바 있다. 퍼거슨 감독이 지휘하던 시절이다. 퍼거슨 감독은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팀을 따르지 않을 경우 과감히 내쳤다. 또한 이전 시즌과 완전히 다른 전술을 준비해 변신을 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중심’과 ‘변화’가 경쟁이 가장 치열한 EPL에서 마지막 연속우승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연속우승하면 빠지지 않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 선수들과 함께 새로운 EPL 역사를 만들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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