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최악의 효율성을 기록했던 카멜로 앤써니. 휴스턴이 자랑하는 두 가드는 앤써니를 살려낼 수 있을까.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카멜로 앤써니가 휴스턴 로켓츠로 이적한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발표됐을 때, 휴스턴 팬들 사이에서는 한 가지 논쟁이 벌어졌다. 지난 시즌 서부지구 결승까지 진출했던 휴스턴이 과연 앤써니의 영입으로 인해 더 강해졌는가가 주제다.

지난 시즌 앤써니의 폼은 이런 질문이 나올 정도로 최악에 가까웠다. 16.7득점에 그친 볼륨 스탯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효율성이었다. 12.7이라는 PER과 50.3%라는 TS는 모두 그가 데뷔한 이래 가장 낮은 기록이다. 대체선수 대비 효율성 지표(VORP) 역시 데뷔 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오클라호마시티로선 앤써니 대신 리그 평균 수준의 선수가 뛰는 것이 차라리 나았다는 뜻이다. 여기에 2,600만달러가 넘었던 연봉까지 생각하면 앤써니와 한 시즌도 더 함께하고 싶지 않았던 오클라호마시티의 기분이 이해가 간다.

여기에 비하면 휴스턴은 사정이 한결 낫다. 휴스턴이 내년에 앤써니에게 지불해야 하는 연봉은 단 240만달러뿐이다. 그러나 연봉보다 중요한 것은 과연 카멜로 앤써니가 휴스턴에서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여부다.

휴스턴이 앤써니에게 기대하는 것은 결국 공격력이다. 관건은 3점 슛을 중심으로 한 휴스턴의 공격에 앤써니가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냐다. 예단은 힘들지만, 적어도 오클라호마시티에서 기록한 최악의 효율보다는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크리스 폴과 제임스 하든이 러셀 웨스트브룩보다 좋은 패서이기 때문이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에이스 러셀 웨스트브룩은 지난 시즌 경기당 드라이브 인 시도 횟수가 가장 많은 선수였다(19.2회). 리그 최고 수준의 스피드와 순간가속도가 이것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미국의 여론조사·통계사이트 ‘파이브써티에잇’은 웨스트브룩의 주 무기인 드라이브 인이 오클라호마시티 슈터들의 슛 정확도를 떨어트리는 원인일 수 있다고 말한다. 골밑 돌파 도중 무게중심을 잃고 던지는 패스는 자주 슈터의 가슴 대신 발목이나 머리 위를 향하며, 이 부정확한 패스들은 슈터의 리듬을 해친다. 지난 시즌 앤써니가 폴 조지의 패스를 받고 던진 3점 슛 성공률은 41%였지만, 웨스트브룩의 패스를 받고 던졌을 때는 34%였다.

데이터·소프트웨어기업 ‘세컨드 스펙트럼’에 따르면 지난 시즌 웨스트브룩은 포제션 100회당 나쁜 패스로 인한 실책 4.1개를 저질렀으며, 이는 17/18시즌 최고기록이다. 2위가 앤써니의 새 동료 하든이라는 점(3.5개)은 불안요인이지만, 이것을 감안해도 하든이 웨스트브룩보다 더 다양하고 효율적으로 앤써니에게 패스를 건넬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은 분명하다. 크리스 폴은 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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