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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미래다
[청년이 미래다⑥] 결국 돈이 문제다
2018. 07. 26 by 소미연 기자 pink2542@sisaweek.com
청년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혁명의 상징이었다.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투사의 길을 걸었고, 군사정권에선 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섰다. 국난 앞에서 주저하지 않았던 헌신이 오늘을 만들었다. 이제 나라 잃은 설움도, 국가 권력의 횡포도 없다. 국민 승리의 시대다. 하지만 청년들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설 곳이 없다. 현실의 높은 장벽에 부딪혔다. 이들은 말한다. “청년이 위기다.” 이들이 묻는다. “청년을 구할 방법은 없는가.” 이들의 답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역할이 아닐까. [편집자주]

 

지난해 청년 실업률(9.9%)은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올해 6월 통계청 조사 결과 29만4,000명이 1년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실업자로 집계됐다. 때문에 젊은 층의 빈곤이 커졌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25만3,000명이다.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청년들 가운데 ‘단순노무’에 종사하는 인원수다. 올해 5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2만7,000명이 늘었다. 청년 전체(330만1,000명)에서 7.7%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관련 통계가 처음 시작된 2004년 5월(26만4,000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겪었던 2009년 7월(7.0%)보다 더 높았다. 해당 자료를 공개한 통계청은 청년층의 일자리 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해석했다. 오죽하면 청년들이 학교를 나와 공사판으로 뛰어들겠느냐는 것이다.

◇ “안정적인 회사로 들어가고 싶다”

통계 분류에서 단순노무 종사자는 건설현장의 막노동이나 주유, 배달 등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여기에 청년의 비중이 늘어난 것은 ‘질 좋은’ 일자리 부족과 함께 2030세대의 빈곤을 말한다. 당장 생계를 위해 단순노무직도 마다할 수 없는 처지인 셈이다. 실제 1년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실업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 조사 결과 29만4,000명(6월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중 20대는 13만명으로, 전체 장기실업자의 44.1%를 차지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연애와 결혼은 낭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해 챙겨보고 있다. 상황판 내용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그대로 싣고 있다. <청와대>

결국 돈이 문제다.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청년 실업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취임 후 최초 지시한 업무가 바로 일자리위원회 설립이다.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고, 집무실에는 현황을 늘 챙겨볼 수 있도록 일자리 상황판까지 설치했다. 지난 3월 15일에는 특단의 대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다. “한 마디로 청년들이 더는 중소·중견 기업 취업을 회피하거나 망설이지 않게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각오다.

현재 정부에서 내놓은 청년 정책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졸업·중퇴 2년 이내 청년에게 6개월간 월 50만원의 구직활동 지원금 지급 △5인 이상 전체 사업장 대상으로 청년 추가 채용 시 1인당 연간 900만원 고용장려금 최장 3년간 지원 △중소기업 취업 후 2년과 3년 이상 근무기간 동안 각각 300만원, 600만원 적립 시 목돈(1,600만원/3,000만원)을 만들어주는 제도다. 여기에 청년센터를 개설해 취업난에 대한 청년들의 상담 및 학습·휴식공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속단은 이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국회입법조사처(김준 사회문화조사심의관)가 지난 6월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발간하는 <산업일지 제67호>에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의 방향과 과제’ 보고서를 게재하며 재정 확대를 통한 정책의 한계성을 지적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제고하는 유연 안정화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모든 대책이 대증요법에 머물 수밖에 없고,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일자리 충격에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구조 개혁이었다.

실제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것은 단순히 임금 때문이 아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지난해 12월 발간한 <청년 사회·경제 실태 및 정책방안 연구Ⅱ>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취업을 원하지 않는 이유로 ‘고용 불안정(20.6%)’을 첫손에 꼽았다. 선호하는 일자리 유형에도 ‘안정적인 회사(31.4%)’가 가장 높은 응답을 보였다. 한시가 아닌 장기적인 해법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8월 18일부터 9월 22일까지 4주간 개별방문면접을 통해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청년(만 15~39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참여자는 총 2,714명이다.

◇ ‘괜찮은’ 중소기업 일자리 확대돼야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방안을 포함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조사에 참여한 청년들은 고용위기 해법으로 ‘노동수요(일자리·경제)’ 정책의 중요성을 피력하며 △경제민주화와 중소기업 지원을 통한 괜찮은 중소기업 일자리 확대(32.1%) △청년 창업·창직 지원을 통한 일자리 확대(18.5%) △공공부문 채용 확대(14.7%) △대기업 청년 일자리 확대(14.5%)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확대(11.6%) △임금피크제를 통한 청년 일자리 확대(5.2%) 순으로 강조했다. 희망적인 것은 정부와 청년이 생각하는 중요 해법(중소기업 일자리 확대)이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했다. “경제 문제 그 이상으로 젊은이들의 꿈, 희망, 미래를 지켜주는 것”이 바로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이다.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정부의 노력과 진정성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성과다.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모 언론을 통해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고 누구든 만나 동맥경화를 뚫는 현장형 수석이 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