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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위기③] 10년 보장 상가법 처리가 관건
2018. 07. 27 by 은진 기자 jin9eun@sisaweek.com
국회에 계류돼있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언제쯤 처리가 가능할까. 현장에서 만난 소상공인들은 “(상가법) 개정안이 만들어졌다는 건 현행법 자체가 불평등하고 부조리했기 때문”이라며 법안 통과를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은진 기자] 자영업의 위기를 극복할 해결책은 있을까. 당장 가능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상가법)이 1순위로 꼽힌다. 현장에서 만난 소상공인들은 “(상가법) 개정안이 만들어졌다는 건 현행법 자체가 불평등하고 부조리했기 때문”이라며 법안 통과를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하지만 입법 주체인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최대한 빨리 상가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데는 여야가 이견이 없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입장차가 확연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상가법 개정안은 24개다. 계약갱신청구권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이 대표적이다. 계약갱신청구기간 동안 건물주가 별다른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임차인과의 계약을 해지할 수 없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환산보증금(월세에 100을 곱한 금액에 보증금을 더한 금액) 기준을 폐지하거나 더 높여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현행 상가법은 서울의 경우 환산보증금이 ‘4억 이하’면 임대인의 계약 중단 통지가 없는 한 묵시적으로 계약이 연장되도록 보호하고 있지만, 서울 내 유명 상권 평균 환산보증금은 7억이 넘는다. 상가법이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대부분의 임차인들이 법에 의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시사위크>는 소상공인 및 영세자영업자들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며 해결책을 모색 중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을 각각 1명씩 섭외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3선의 우원식 의원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역임했고 지금껏 노사분규, 갑을문제 해결에 앞장서왔다. 성일종 의원은 초선이지만 한국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과도한 상가 임대료 폭등을 막아야 한다는 데엔 동의하면서도 세부적인 상가법 개정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우원식 “10년간 마음대로 장사할 수 있어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 임차인 보호를 위한 개정안이 건물주의 재산권만 침해한다는 지적이 있다.

“계약서를 보면 (임차인이) 건물을 험하게 쓴다거나, 불명예스러운 일을 한다거나, 월세를 안 낸다거나 한다면 계약조건에 맞지 않기 때문에 (건물주가) 당연히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상인들(임차인)이 가게만 깔아놓고 눌러앉아있을 수만 있겠는가. 장사가 안 되면 나갈 수밖에 없다. 그런 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조정이 되기 때문에 재산권이 침해될 게 없다.

다만 현재는 규정이 임차인들에게 불리하게 돼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조정되지 못하고 있다. 박토(薄土)를 옥토(沃土)로 만들어도 그 사람을 인정 안 해주는 구조기 때문에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노력해서 골목을 좋게 만들고 명품가게를 만들어 놓아도 제도가 그렇기 때문에 자꾸 반복되는 것이다.”

- 오히려 임대료 인상만 부추기는 건 아닌가.

“그러니까 (법안 처리를) 빨리 해야 한다. 지금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계속 올리고 있는 것은 국회에서 논의가 지체되다보니 (환산보증금 기준이) 올라갈지 안 올라갈지 모르는 상황에서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개정안은) 10년까지는 마음 놓고 장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고 지금 서울 웬만한 데는 환산보증금이 기준을 넘기 때문에 상가법 보호 밖에 있다. 때문에 계약갱신청구기간을 10년으로 늘리고 동시에 환산보증금 기준을 대폭 인상하던지, 폐지를 하던지, (현재 서울 주요 상권의) 평균 환산보증금인 7억 정도로 높이는 조정이 필요하다.”

- 자유한국당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더 큰 문제라고 한다.

“웃기는 얘기다. 한국당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 갑을문제를 을과 병의 문제로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최저임금 인상되기 전)는 상인들이 잘 살았나. 내가 어렸을 때는 동네 아파트 지하상가, 골목상권이 다 살아있었다. 가게 하나만 있으면 먹고 살만 했다. 마트가 생기고 대형유통점이 골목상권을 침탈하고 가게가 뜨면 임대료를 올리니 상인들이 살 수 없게 되고 내수까지 다 죽은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최저임금이 오르니까 못 살겠다는 것이지 최저임금 자체는 죄가 없다. 이번 기회에 (임대료가 안정되고) 최저임금이 오르면 내수가 활성화 될 것이다.”

- 상가법 개정안에 대한 야당의 반발이 거센데.

“이번에는 무조건, 꼭 해야 한다. 야당과의 협치도 넓히고 (여당으로서) 최대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 만약 그래도 안 된다면 그땐 진짜 작심하고 하겠다.”

 

◇ 성일종 “시장 자율 벗어난 규제는 임대인에게 부담”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 <뉴시스>

-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경영은 미래가 예측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고 임대료 문제는 이런 맥락에서 지금 국회에서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개정안과 이자율 정도의 임대료 상승을 보장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의원님들이 주장하는 ‘보증금 월세 인상률 인하’, ‘계약갱신요구권 보장기간의 획일적인 연장’ 부분은 현시점에도 분명 의미 있는 내용임과 동시에 더욱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지역마다 상가임대료가 다르고 점포별로도 사정이 다른데, 획일적 규제는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고 한다. 시장 자율을 벗어난 규제는 임대인에게 부담이 되고 그 부담은 결국 임대보증금 폭등, 임대료 인상 등으로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 ‘궁중족발’ 사건의 경우 상가임대차보호 기간이 끝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계약갱신청구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난다고 임대료 급등 문제가 해결될까.

“임차인에게 예측 가능한 경영환경을 제공해 준다는 측면에서 그 취지는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오랜기간 소상공인들이 힘들어하던 것이 최근 곪아 터진 이유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있다. 상가임대차보호나 카드수수료문제에 대해 정부가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는 것도 최저임금 인상에 더 이상 못참겠다는 소상공인들의 절규에 대다수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궁중족발의 윤 대표님조차도 상가임대차와 최저임금은 전혀 별개라고 말하며 정부가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올려놓고 내놓을 대책이 없으니 상가임대차법을 가지고 정치선전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하지 않았나.”

- 당 소상공인특위 위원장으로서 최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많이 청취하고 계신다. 그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원인이 결국 최저임금이라는 건가.

“프랜차이즈의 불공정 계약, 상가임대료 등도 소상공인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고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관련 현안들은 그전부터 제기되어온 문제로서 최근 급격한 최저임금인상으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안으로 내놓는 건 부적절하다.

현장에서 느끼는 근본적인 문제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있다. 프랜차이즈의 불공정 계약문제, 높은 상가임대료 문제 등은 지난 수년 간 동안 문제가 돼 왔었는데, ‘그 당시 청년실업률이 최악이었지 혹은 실업급여 수급자가 최고치를 기록했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 민주당은 임대료를 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도 발의했다. 이게 임대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까.

“임대인의 소득 탈루 차단이나 임차인 할부신용거래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는 의미가 있다. 최저임금 인상 이외에 임대인과 임차인을 위한 효율적인 제도개선을 계속해야 하고, 시대에 맞춰 앞으로도 개선해야 한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어려움과는 결이 다른 대책이다. 지금 터진 문제는 유례없이 급격히 인상된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한 당장 경영의 존폐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