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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뉴스
끝나지 않은 1조원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 ‘IDS홀딩스’
[IDS홀딩스 금융사기③] 피해만 더 키운 검찰과 법원
2018. 07. 30 by 조나리 기자 spot@sisaweek.com
‘제2의 조희팔’ 사건으로 불리는 IDS홀딩스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은 2016년 9월 뒤늦게 주목을 받았다. 이미 한 차례 업체 대표가 사기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재판을 받는 도중에도 사기 행각은 멈추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거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시사위크>는 이 사건 초기부터 현재까지 상황과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겪어야 했던 2차 피해까지 조명한다. 아울러 다단계 사기 사건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시선과 수사 당국의 문제점 등도 다룰 예정이다. <편집자주>

 

IDS홀딩스는 김성훈 대표가 재판을 받고 있는 중에도 여전히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었지만, 검찰과 법원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조나리 기자>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김성훈 대표가 첫 재판을 받을 당시 IDS홀딩스는 더 많은 피해자들을 만들어 돌려막기로 고소인들에게 변제를 해줬다. 이로 인해 불구속 재판을 받던 김성훈 대표는 집행유예로 선처를 받았다. 김 대표가 재판 중에도 여전히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다는 보도는 2015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시민단체들도 진정서를 제출하며 수사를 촉구했지만, 검찰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만약 수사 당국이 이를 막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는 이민석 변호사는 “이 사건은 검찰이 피해자들에게 배상책임을 져야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 넋 놓다 뒤늦게 일부 지점장들 기소한 검찰

돌려막기도 한계에 다다른 김성훈 대표는 또 다시 고소를 당하고, 집행유예가 확정된 후 한 달 만에 기소 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검찰도 곧바로 구속을 했다. 피해액이 1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사기였다는 사실을 감지한 피해자들은 전국에서 활동했던 지점장들과 모집책들에 대한 구속도 촉구했다. 자신들이 김 대표 재판 중에도 피해를 입었듯이, 김 대표가 구속됐다고 해도 모집책들이 활동하는 한 사기 행각은 계속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검찰은 실제로 15명의 지점장들을 기소하기로 했다. 하지만 400여명의 모집책들은 그대로 방치됐다. 그나마도 일부 지점장들이 도주를 하느라 한꺼번에 잡아들이지도 못했다. 검찰이 지점장들만 구속기소하면서 피해자들은 김성훈이 실형을 선고받기 전까지 모집책들에게 끊임없이 공격을 받았다.

현재까지 김 대표 외에 이 사건과 관련해 실형을 선고받은 이들은 18명이다. 15명은 지점장들이고, 2명은 본사 직원들, 1명은 IDS홀딩스의 2인자로 불린 유한열 씨다. 유씨는 IDS홀딩스 18개 지점 중 10여개의 지점을 파생한 도무스그룹의 그룹장이었다. 이들 모두 항소심까지 선고가 진행됐고, 모두 실형이 선고됐다. 일부는 상고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지점장들이나마 실형이 선고돼 안도하고 있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유한열 씨는 9개월 동안 도피 행각을 벌이다 지난해 6월 체포됐다. 더욱이 15명의 지점장들은 지난해 11월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피해자연합회에 따르면 고소를 당한 모집책들은 2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수사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 ‘돌려막기’가 ‘피해회복’이라는 법원

“1심이 끝이 아니니 잘 단결해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

지난해 11월 20일 15명의 모집책들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했던 서울동부지법 형사2단독 이형주 판사는 선고를 마치고 피해자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 IDS홀딩스 피해자 황모 씨는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허탈해하고 있는데 판사가 끝까지 염장을 지르더라”면서 “목숨 같은 돈을 잃은 피해자들을 비웃는 것 같아 모멸감을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 재판부는 모집책 측 변호인들이 일방적으로 제출한 녹취록을 검찰에 제공하지도 않은 채 무죄의 주요 근거로 삼아 논란이 됐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법원에 유감을 표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에게는 이 같은 광경이 낯선 일은 아니다. 과거 김성훈 대표가 수백억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도 법원은 연일 집행유예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대표의 첫 번째 사기 사건 1심 재판부는 김 대표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면서 그 이유로 ‘피해자들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음’, ‘개인적 유용은 없어 보임’, ‘피해자들의 처벌불원’ 등을 들었다. 이보다 형량이 줄어든 항소심에서는 피해자들에게도 범행 발생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법원도 김 대표가 재판을 받는 동안 계속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던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에 검찰은 물론 법원 역시 피해 규모를 확대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민석 변호사는 “법원은 김성훈이 고소인들에게 변제를 했다고 말하지만, 이 돈은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거둔 사기 행각의 결과”라면서 “심지어 김성훈이 직접 ‘신사업을 벌여서 변제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법원은 더 추궁하지 않고 돌려막기를 묵인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논리라면 앞으로 사기 친 사람은 다른 데 가서 또 사기 친 돈으로 변제하면 다 무죄라는 것”이라며 “조직적 사기에 대해서는 변제 여부와 관계없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또 법원이 선처 이유로 언급했던 개인적 유용 여부도 알려진 바가 없다고 지적한다. 이 변호사는 “IDS홀딩스 사건은 모든 전모가 밝혀진 사건이 아니다”라며 “주범과 공범 모두 계좌나 현금거래를 추적한 적이 없다. 조희팔 사건보다 순수피해액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