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IDS홀딩스 금융사기
끝나지 않은 1조원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 ‘IDS홀딩스’
[IDS홀딩스 금융사기①] 5조 이어 1조… 조희팔 사건의 재현
2018. 07. 30 by 조나리 기자 spot@sisaweek.com

‘제2의 조희팔’ 사건으로 불리는 IDS홀딩스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은 2016년 9월 뒤늦게 주목을 받았다. 이미 한 차례 업체 대표가 사기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재판을 받는 도중에도 사기 행각은 멈추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거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시사위크>는 이 사건 초기부터 현재까지 상황과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겪어야 했던 2차 피해까지 조명한다. 아울러 다단계 사기 사건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시선과 수사 당국의 문제점 등도 다룰 예정이다. <편집자주>

 

IDS홀딩스 피해자연합회와 시민단체 법치민주화를 위한 무궁화클럽, 정의연대, 개혁연대 민생행동 등이 지난 1월 3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IDS홀딩스 공정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조나리 기자>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IDS홀딩스는 2010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4년 후인 2014년 9월 김성훈 IDS홀딩스는 대표는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피해액은 672억원. 상당한 액수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2년 후인 2016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항소심 형량과 같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던 1심 보다 줄어든 형량이었다. 그리고 한 달 후인 2016년 9월 김 대표는 또 다시 기소됐다. 이번에는 피해액이 1조960억원으로 불어났다. ‘제2의 조희팔 사건’이라는 이름은 이때부터 붙여지게 됐다.

◇ 숫자로 보는 김성훈 vs 조희팔

김성훈 대표는 1996년 대학 졸업 후 보험사에 입사, 두 차례 이직을 거쳐 2008년 IDS홀딩스의 전신인 IDS아카데미를 설립했다. ISD아카데미 설립 전에는 ‘마케팅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며 다단계 업체들의 수익 프로그램을 설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IDS아카데미에서 금융선물 파생상품 교육사업을 시작했다. 2009년부터는 NH선물을 통해 FX마진거래를, 2010년엔 홍콩에서 수수료 사업을 벌였다. 그는 홍콩 경제 잡지 커버를 장식하면서 ‘홍콩 봉이 김선달’로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투자설명회에서 “돈은 제가 벌어 드리겠다. 믿고 따라 오면 부자를 만들어주겠다”는 말로 피해자들을 꼬드겼다.

조희팔의 캐치프레이즈는 조금 달랐다. “그동안 잃으신 돈 모두 복구해 드리겠다.” 흡사 심부름센터의 유능한 ‘해결사’를 만난 듯하다. 조희팔 역시 100% 수익보장을 내걸었다. 10여개의 다단계 업체를 차리고 2만여명의 피해자들에게 총 5조715억원을 가로챘다. 이 액수는 국내에서 단군 이래 최대 사기금액으로 기록됐다.

IDS홀딩스 사건과 조희팔 사건의 사기금액(받은 돈)은 4조원 가량 차이가 나지만 범죄수익만 놓고 보면 내용이 달라진다. 범죄수익이란 받은 돈에서 피해자들에게 돌려준 돈을 차감한 것으로, 조희팔 사건의 범죄수익은 약 2,900억원이지만 IDS홀딩스 사건은 약 6,000억원이다. 순수피해액도 두 사건이 비슷하다. 순수피해액이란 원금을 포함한 피해자들의 피해액을 모두 더한 것으로, 조희팔 사건은 약 8,400억원, IDS홀딩스 사건은 약 7,900억원이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고합932 사건 판결문)

◇ 한 번 터지면 ‘핵폭탄급’… 피해 막대한 유사수신사기

2014년 9월~2016년 8월 김성훈 대표가 불구속 재판을 받는 2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유사수신행위’에 대해 알아야 한다. 유사수신행위란 금융관계법령의 허가 없이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고수익을 미끼로 자금을 받는 행위를 말한다.

허가받지 않는 업체기 때문에 당국의 감시를 받지도, 제재를 받지도 않는다. 물론 미허가 업체가 할 수 있는 고수익 투자행위는 거의 없다. 결국 다단계 시스템을 통해 돌려막기로 피해자들의 눈속임을 하다 대부분 막대한 액수의 사기 사건으로 결론이 난다. 현행법상 피해자들을 위한 구제장치도 없다. ‘원금보장’, ‘고수익 보장’, ‘손실 보장’ 등과 같은 광고 문구는 반드시 등록 업체인지 확인을 거쳐야 한다.

IDS홀딩스는 자신들의 사업을 ‘정기예금’ 성격의 투자라고 설명했다. 은행 펀드와도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약속하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일축시키기도 했다. 물론 유사수신은 이 같은 광고행위도 형사처벌 대상이다.

IDS홀딩스는 FX마진거래(외환차익거래)에 투자하겠다며 피해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 모았다. 두 국가의 통화를 동시 교환하면서 발생하는 마진을 수익으로 보전해준다는 설명이다. 또한 IDS홀딩스 역시 조희팔과 마찬가지로 다단계 구조를 취해 투자자 모집도 공격적이었다. 하지만 IDS홀딩스는 허가된 금융업체가 아니었기 때문에 실제 FX마진거래를 거의 하지 못했다.

결국 지킬 수 없는 투자 약속을 지키기 위해 피해자들을 더 모집해 돌려막기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고, 이 같은 행태는 김 대표가 재판을 받는 동안 더욱 노골화됐다. 돌려막기라도 해서 피해를 보전해줘야 형량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백억원대 사기를 쳐도 피해만 보전해주면 풀려날 수 있는 제도적 문제는 물론, 이를 사실상 묵인한 검찰과 법원의 불찰도 피해를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