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언제쯤 퍼거슨 시대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5년이란 세월은 결코 짧지 않다. 우리 속담으로 치면, 강산이 절반쯤은 변하는 시간이다. 늘 전술 트렌드가 바뀌고,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는 축구계는 더욱 그렇다. 2014년 브라질에서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독일이 4년 뒤 완전히 몰락한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EPL의 최고 명문구단이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손가락 안에 든다. 혹자는 ‘최고’라는 수식어에 반론을 제기할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EPL 최다우승팀이 맨유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값이 매겨지는 구단이자, 연간 수익이 가장 높은 구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맨유는 이러한 명성에 걸맞지 않는 행보를 걸어왔다. 정확히는 2012-13시즌을 끝으로 퍼거슨 감독이 떠난 뒤부터다. 1986년 감독으로 부임한 퍼거슨은 무려 27년의 세월 동안 13번의 EPL 우승을 맨유에게 선물했다. 특히 은퇴 직전인 2012-13시즌에도 우승에 성공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고, 이 우승은 맨유의 20번째 우승이었다.

퍼거슨이 떠난 뒤 지난 시즌까지 맨유는 7위-4위-5위-6위-2위의 성적을 남겼다. 초라하기 짝이 없다. 퍼거슨 감독은 산술적으로도 대략 2년에 한 번은 우승을 차지했다. 1992-93시즌 첫 우승에 성공한 이후 가장 길었던 우승공백은 2년이다. 그것도 2003-04시즌부터 2004-05시즌까지 딱 한 번뿐이었다.

이 기간 맨유는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스 반할에 이어 조세 무리뉴까지 3명이 감독이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퍼거슨의 영광을 재현하진 못했다.

희망은 있다. 조세 무리뉴 감독 선임 이후 대대적인 전력보강에 나선 맨유는 폴 포그바, 로멜루 루카쿠, 알렉시스 산체스 등 쟁쟁한 선수를 끌어 모았다. 그리고 지난 시즌 비교적 준수한 2위의 성적을 남겼다. 퍼거슨 감독이 떠난 뒤 가장 좋은 순위다. 맨체스터 시티가 압도적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면, 우승에 도전할 수도 있었던 성적이었다.

맨유에게 다가오는 시즌은 무척 중요하다. 또 다시 우승에 실패하고, 경쟁팀의 우승을 지켜본다면 자존심에 큰 상처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무리뉴 감독과의 동행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고, 핵심선수들이 떠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반드시 우승이 필요한 맨유의 다가올 시즌 행보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