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가 홈런왕 레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박병호의 방망이가 폭염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다. 부상공백에도 불구하고 ‘몰아치기’를 통해 홈런왕 레이스를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5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홈런 2개를 쏘아 올렸다. 앞서 지난 4일 9회 결승 홈런을 기록한 데 이어 이틀 동안 3개의 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이로써 박병호는 올 시즌 홈런 29개를 기록하며 로하스(kt 위즈)와 함께 공동 4위로 뛰어올랐다. 35홈런을 기록 중인 선두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과의 차이는 여전히 적지 않지만, 2위 김재환(두산 베어스, 32개), 3위 최정(SK 와이번스, 31개)은 가까워졌다.

박병호는 특히 최근 10경기에서 7홈런을 기록했고, 후반기에 추가한 홈런만 10개에 달한다. 이를 통해 로맥(후반기 7개), 김재환(4개)과의 격차를 급격하게 좁혔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약 한 달간 이탈했던 것에 대해 분풀이라도 하는 모양새다.

일단 박병호는 5년 연속 30홈런은 사실상 확정지었다. 2012년 31홈런을 시작으로 2013년 37홈런,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5년 연속 30홈런은 KBO 역사상 두 번째 기록으로, 가장 먼저 기록한 것은 ‘전설’이 된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7년 연속 30홈런이란 대기록을 남겨놓았다. 박병호가 이 기록에도 함께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3년 연속 50홈런이란 대기록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박병호는 KBO 역사상 유일하게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 중인 선수다. 하지만 그의 소속팀인 넥센 히어로즈는 이제 35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35경기에서 21개의 홈런을 생산해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홈런왕은 그나마 가능성이 존재한다.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하면, 로맥과의 6개 차이가 꽤나 부담스럽지만 박병호 특유의 몰아치기만 나와 준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이 경우 박병호는 개인적으로 5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하게 된다. ‘돌아온 박병호’를 상징할 수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관건은 역시 8월 중순 개최되는 아시안게임이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만큼, 컨디션 관리가 무척 중요해졌다.

어쨌든 박병호는 한 달의 공백을 넘어, 홈런왕 레이스를 따라붙었다. 그것도 쟁쟁한 거포들이 앞다퉈 경쟁을 벌이는 시즌에 말이다. 박병호는 박병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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