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에이스 최원태가 ‘토종 다승왕’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김광현(2008년), 조정훈·윤성환(2009년), 김광현(2010년), 윤석민(2011년), 장원삼(2012년), 배영수(2013년), 양현종(2014년), 유희관(2015년), 유희관·장원준·신재영(2016년), 양현종(2017년). 최근 10년간 ‘다승왕’ 혹은 ‘토종 다승왕’을 차지한 선수들이다. 승운이 따르지 않은 ‘비운의 에이스’들이 일부 빠지긴 했지만, 하나 같이 쟁쟁하다.

올 시즌엔 새로운 이름이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직 앳된 얼굴의 최원태가 그 주인공이다.

넥센 히어로즈 소속의 최원태는 올 시즌 21경기에 등판해 13승 7패를 기록 중이다. 두산 베어스 후랭코프(15승)에 이어 롯데 자이언츠 린드블럼(13승)과 함께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선수 중엔 단연 1위다. 기아 타이거즈의 양현종과 두산 베어스의 이용찬, SK 와이번스의 박종훈, LG 트윈스의 임찬규 등이 나란히 10승을 기록하며 뒤를 잇고 있다.

놀라운 것은 최원태의 나이다. 1997년생인 그는 올해 나이가 22살에 불과하다. 2015년 입단해 2016년 처음 1군 무대에 올랐고, 올해로 1군 3년차다.

데뷔 시즌만 해도 최원태는 ‘미완의 대기’였다. 17경기에 등판해 나름 선전을 펼치기도 했으나, 최종 성적은 2승 3패 평균자책점 7.23으로 다소 저조했다.

하지만 지난해 최원태는 에이스의 면모를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차더니 25경기에 등판해 11승 7패 평균자책점 4.46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특히 9월까지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안정적이지 않았던 넥센 히어로즈 선발진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활약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우선, 최원태는 올 시즌에도 넥센 히어로즈 선발진의 기둥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야심차게 영입한 로저스가 부상으로 떠나고, 조상우가 이탈했으며, 불펜이 난조를 겪는 등 투수진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꾸준히 5위권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 바로 최원태였다. 최원태는 특히 4월 18일 NC 다이노스 전에서 퍼펙트 직전까지 가는 등 소름 돋는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원태의 최대 강점은 꾸준함이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있다. 에이스의 숙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모습이다.

만일 최원태가 올 시즌 ‘다승왕’ 또는 ‘토종 다승왕’에 등극하게 된다면, 이는 새로운 에이스의 등장을 알리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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