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목격자’가 여름 극장가의 흥행 복병이 될 수 있을까. < NEW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극장가 여름 성수기를 맞아 흥행 경쟁이 본격 돌입한 가운데, 국내외 대작들 사이에 총제작비 70억 원인 중급영화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크호스를 노리는 영화 ‘목격자’(감독 조규장)의 이야기다. 유일한 스릴러 영화 ‘목격자’가 흥행 복병이 될 수 있을까. (*지극히 ‘주관적’ 주의)

◇ 시놉시스

“살려주세요!”

모두가 잠든 새벽, 비명소리를 듣고 베란다에 나간 상훈(이성민 분)은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신고를 하려던 순간,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자신의 아파트 층수를 세는 범인 태호(곽시양 분)와 눈이 마주치게 되는데…

▲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현실 공포 ‘UP’

‘목격자’는 친근한 주거공간인 아파트가 두려운 장소로 바뀌면서 일어나는 스토리를 다루며 흥미를 자극한다. 우리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사건을 스릴러로 풀어내며 현실 공포를 선사한다. 평범한 가장인 상훈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나라면?’이라는 질문을 던지며 극에 몰입하게 된다. 범인이 바라보는 앞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상훈의 심정은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

‘목격자’ 이성민(위)과 곽시양 스틸컷 < NEW 제공>

여느 스릴러와 달리 범인의 정체가 초반부터 드러나는 점도 새롭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범인을 쫓는 것이 아닌 살인자가 목격자를 쫓는 전개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아파트 한복판에서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현장을 본 목격자와 눈이 마주치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안긴다.

영화는 압도적 긴장감, 스릴뿐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도 의미 있게 담아낸다. 수많은 사람이 살아가는 아파트 한복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지만 단 한 명의 목격자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설정은 내 일이 아니면 무관심한 현대인들의 이기주의를 담아내며 씁쓸함을 안긴다. 목격한 사람이 많을수록 제보율이 낮아지는 ‘방관자 효과’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또 아파트 값이 떨어질까 전전긍긍하는 주민들의 모습은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더 아프다.

‘목격자’ 김상호(위)와 진경 스틸컷 < NEW 제공>

배우들의 호연도 영화를 더 긴장감 있게 만든다. 이성민은 살인자와 눈이 마주친 상훈 역으로 분해 딜레마에 빠진 목격자의 공포를 현실감 있게 표현하며 극을 이끈다. 형사 재엽 역을 맡은 김상호와 살인자 태호로 분한 곽시양도 제 몫을 해낸다. 그리고 상훈의 아내 수진 역을 맡은 진경은 다정하면서도 때로는 결단력 있는 모습으로 보다 입체적이고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 세련되지 못한 연출력 ‘DOWN’

“영화가 힘을 유지하기 위해 후반부는 일상에 대한 스릴보다는 장르의 형식에 충실하게 만들고자 했다.” (조규장 감독)

이성민이 ‘목격자’에서 평범한 가장으로 분해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 NEW 제공>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더 공포스러웠던 ‘목격자’는 극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결이 달라진다. 연출을 맡은 조규장 감독은 상훈과 태훈의 대결을 극한으로 몰고 가며 스릴러 영화의 공식을 따르고자 했지만, 영화는 오히려 힘을 잃는다. 또 긴박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몇몇 장면이 세련되지 못한 연출력으로 실소를 터트려 극의 흐름을 방해한다. 특히 범인의 응징 방법이 다소 허무해 아쉬움을 준다.

◇ 총평

현실적이어서 더 무섭다. 언제 어디에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사건이 보는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더 큰 공포를 선사한다. 사회적 현상들의 씁쓸한 단면을 직시한 점도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배우들의 완벽한 시너지도 111분의 러닝타임을 가득 채운다. 올여름 극장가 유일한 스릴러라는 점도 관객들의 구미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오는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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