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현(왼쪽)과 혜리가 추석 극장가 맞대결을 펼친다. < NEW, 뉴시스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AOA 설현과 걸스데이 혜리가 맞대결을 펼친다. 무대가 아닌 스크린을 통해서다. 설현과 혜리는 각각 영화 ‘안시성’과 ‘물괴’로 추석 극장가 흥행을 노린다.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과 액션 연기도 선보인다. 걸그룹 멤버지만 영화와 드라마에서 더 활약하고 있는 설현과 혜리가 ‘연기돌’ 꼬리표를 떼고 진정한 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안시성’에서 여군 부대 수장 백하로 분하는 설현의 캐릭터 포스터 < NEW 제공>

◇ 설현, 이제는 진짜 ‘배우’

어느덧 연기 경력 6년을 자랑하는 설현은 ‘배우’라는 수식어가 제법 잘 어울릴 정도로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2012년 7월 AOA 싱글 앨범 ‘엔젤 스토리’(Angels' Story)로 데뷔한 뒤 같은 해 KBS 2TV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를 통해 거의 동시에 연기자 활동을 시작했다.

‘내 딸 서영이’에서 설현은 강성재(이정신 분)의 연기 선생님 서은수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후 SBS 일일드라마 ‘못난이 주의보’(2013)에서 철없는 막내 공나리로 분해 발랄하고 상큼한 매력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오렌지 마말레이드’(2015)에서는 뱀파이어 고등학생 백마리 역을 맡아 연기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스크린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영화 ‘강남 1970’(2015)으로 스크린 데뷔전을 치른 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기대 이상의 열연을 펼쳤다. 극중 알츠하이머에 걸린 과거의 연쇄살인마 김병수(설경구 분)의 딸이자 또 다른 살인마 민태주(김남길 분)의 표적이 되는 인물인 은희를 연기했다. 아빠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면서도 그가 연쇄살인범인지도 모른다는 의심스러운 상황을 마주하며 혼란스러워하는 은희의 복합적인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설현의 다음 행보는 오는 9월 19일 개봉하는 영화 ‘안시성’(감독 김광식)이다.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다. 영화에서 설현은 양만춘(조인성 분)의 여동생이자 여군 부대의 수장 백하로 분한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인물로 강렬한 활약을 예고해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매 작품마다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설현이 다시 한 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물괴’에서 물괴 수색대에 활약하는 명 역을 맡은 혜리의 캐릭터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혜리, 더 이상 ‘연기력 논란’은 없다  

혜리는 설현보다 일주일 먼저 관객과 만난다. 오는 9월 13일 개봉하는 영화 ‘물괴’(감독 허종호)를 통해서다. ‘물괴’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공포에 휩싸인 조선, 그리고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짐승을 보거나 소리를 듣는 자들이 나타났고, 이 괴설이 나라를 흉흉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의 조선왕조실록 기록을 바탕으로 완성됐다.

영화에서 혜리는 물괴를 추적하는 수색대장 윤겸(김명민 분)의 딸이자 호기심 많고 겁 없는 명으로 분한다. 아버지를 따라 합류한 수색대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인물이다. 이번 영화로 스크린 데뷔전을 치르게 된 혜리는 ‘예쁨’을 포기하고 열연을 펼친 것으로 전해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혜리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전작에서 연기력 논란이 불거진 바 있기 때문. 지난해 방송된 MBC 드라마 ‘투깝스’에서 악바리 사회부 기자 송지안 역을 연기한 그는 부정확한 발음과 어색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앞서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88’(2015~2016)에서 설움 많은 둘째 딸 성덕선으로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던 혜리는 이후 출연한 작품들에서 ‘성덕선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혹평을 들어야 했다.

이러한 가운데 첫 스크린 도전에 나서는 혜리의 어깨는 무겁다. 생소한 장르에 액션 연기까지 예고한 혜리가 자신을 향한 부정적 시선을 지우고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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