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일과 수애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상류사회’(감독 변혁)가 베일을 벗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누구나 원하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상류사회의 이중성을 담아낸 영화 ‘상류사회’(감독 변혁)가 베일을 벗었다. 영화 ‘주홍글씨’, ‘인터뷰’ 등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심리를 예리하게 그려내며 이목을 집중시켰던 변혁 감독의 신작이다. 여기에 배우 박해일과 수애의 첫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 사회 상류층의 민낯과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상류사회’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지극히 ‘주관적’ 주의)

◇ 시놉시스

“왜, 재벌들만 겁 없이 사는 줄 알았어?”

학생들에게 인기와 존경을 동시에 받는 경제학 교수 태준(박해일 분)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촉망받는 정치 신인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게 된다. 한편 그의 아내이자 미래 미술관의 부관장 수연(수애 분)은 재개관전을 통해 관장 자리에 오르려 한다.

그러나 수연의 미술품 거래와 태준의 선거 출마 뒤에 미래그룹과 민국당의 어두운 거래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고 두 사람은 완벽한 상류사회 입성을 눈앞에 두고 위기에 처한다. 이 기회를 절대 놓칠 수 없는 태준과 수연 부부는 민국당과 미래그룹에게 새로운 거래를 제안하게 되는데…

▲ 배우들의 호연 ‘UP’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받는 정치 신인 장태준과 능력과 야망으로 가득 찬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은 상류사회를 동경하고 그곳에 속하지 못하는 갈증을 보여준다.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돈과 예술을 탐닉하는 재벌, 우아하고 교만한 미술관 관장 등 모순적인 모습의 얼굴들은 그들만의 세계 속 삶의 방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씁쓸함을 안긴다.

‘상류사회’에서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받는 정치 신인 장태준 역을 맡은 박해일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과정에서 영화가 쏟아내는 “재벌들만 겁 없이 사는 거야”, “주제만큼만 하자, 응?”, “백날 땀 흘려봐야 한용석 피 한 방울 못 따라가” 등 날선 대사들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으며 공감을 선사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빛난다. 첫 부부 호흡을 맞춘 박해일과 수애는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극을 이끈다. 윤제문(한용석 역)과 라미란(이화란 역)도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활기를 더하고, 선과 악을 오가는 김강우(백광현 역)의 다면적인 얼굴도 좋다.

▼ 지나치게 자극적 ‘DOWN’

그동안 다수의 영화에서 다뤄왔던 상류층을 소재로 선택한 ‘상류사회’는 그들의 추악함을 비난하면서도 동경하는 인간의 양면성을 담으며 차별화를 꾀하고자 했다. 그러나 영화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전개로 뻔하게 흘러간다. 더 높은 곳을 향한 인간의 욕망, 그것을 차지하기 위한 음모와 배신 등이 차례로 펼쳐진다. 결말은 예상 밖이다. 하지만 다소 황당하고, 설득력이 떨어져 관객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상류사회’에서 능력과 야망으로 가득 찬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 역을 맡은 수애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자극적인 베드신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불필요한 노출신이 자주 등장하고, 수위 높은 정사신이 지나치게 긴 시간을 차지한다. 성(性)에 대한 비뚤어진 욕망과 그 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사용됐다 쳐도 정도가 과하다. 특히 일부 여성 캐릭터들을 성적 도구로만 소비한 점도 아쉬움이 남는다.

◇ 총평

박해일과 수애의 첫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던 ‘상류사회’는 배우들의 열연 외에는 별다른 장점을 지니지 못했다. 몇몇의 날카로운 대사들이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남는 건 그보다 더 강렬했던 정사신의 잔상이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결말도 관객들의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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