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자신의 선수 경력에 큰 영향을 미칠 2018 아시안게임의 마지막 결승전을 남겨두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말레이시아에 충격패를 당했던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꿋꿋하게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경기는 단 한 경기다. 숙적 일본만 꺾으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금메달이라는 명예 뿐 아니라 군면제라는 달콤한 실리까지 챙기게 된다.

금메달이 가장 절실한 선수는 역시 손흥민이다. 가장 몸값이 높고, 군대 문제가 임박했으며, 상황이 복잡하다. 군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도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이다.

손흥민에게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나리오는 역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자신의 커리어에 뜻 깊은 훈장을 남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장 큰 고민이었던 군대 문제도 합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기량이 전성기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재계약이나 이적에 있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하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 하지 않았던가. 마냥 좋은 일만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소속팀 토트넘의 상황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팀의 주축 선수들이 빠졌을 때도 맹활약을 펼치며 팀내 입지를 상당히 끌어올렸다. 그러나 시즌 막판엔 돌아온 경쟁자 라멜라로 인해 중요한 경기에서 벤치에 앉는 일도 있었다. 실력과 성적은 월등히 뛰어난데, 좀처럼 붙박이 에이스 입지는 확보하지 못했다.

올 시즌엔 모우라라는 또 다른 경쟁자가 손흥민의 부재를 틈 타 훨훨 날고 있다.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골을 뽑아내는 등 3경기에서 3골을 기록 중이다. 특히 맨유전 마지막 쐐기골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월드컵에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소화하며 체력적 부담이 커진 손흥민으로서는 토트넘으로 돌아간 뒤 주전경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군대 문제를 해결한다 해도, 자칫 팀내 경쟁에서 밀려나는 결과를 맞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금메달마저 목에 걸지 못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당장 군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 경우 선수 경력에 큰 공백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 독일 영주권을 이용한 입대 연기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이 경우 선수 경력은 이어갈 수 있을지 몰라도 엄청난 국민적 반감을 살 수 있다. 여기에 팀내 입지까지 좁아질 경우, 손흥민은 큰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손흥민에게 아시안게임은 선수 생활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대회다. 그리고 그 중요한 대회가 이제 결승전 단 한 경기만 남겨놓고 있다. 부디 손흥민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현실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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