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일본과 재회하게 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축구에 이어 야구도 아시안게임 결승전이 한일전으로 펼쳐지게 됐다. 병역문제가 걸려있는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마주하게 된 것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 더욱이 우리는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리고 있는 입장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야구강국 일본과 야구가 가장 인기 있는 프로스포츠인 한국은 오랜 기간 아시아의 맹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만큼 국제대회에서도 자주 만났고, 32번의 만남에서 한국이 17승 15패를 기록 중이다. 물론 여기엔 프로와 아마추어 간의 경기도 포함돼있어 절대적 전적으로 보긴 어렵지만 말이다.

한국과 일본의 만남은 주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그리고 WBC, 프리미어12 같은 야구국제대회를 통해 만났다.

그중에서도 아시안게임은 우리의 기억이 좋다. 1998년을 시작으로 2002년과 2006년,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총 6번 만나 5승 1패의 절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 야구가 본격적으로 국제대회에 나서기 시작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의 기억은 무척 달콤하다. 당시 우리는 일본을 세 번이나 만났는데, 모두 승리를 거뒀다. 심지어 결승전에서는 13대1 7회 콜드게임으로 승리하며 일본에 굴욕을 안기기도 했다.

물론 당시 일본은 사회인야구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기 때문에 우리와 전력 차가 클 수밖에 없었다. 반면, 병역문제가 걸린 우리나라는 ‘군 미필자’를 선발기준으로 삼아 해외파와 프로선수, 그리고 대학 유망주들로 최강의 전력을 구성했다. 당시 LA 다저스 소속이던 박찬호와 뉴욕 메츠 산하 마이너리그 소속의 서재응이 해외파로 가세했고, 해태 타이거즈 소속이던 임창용과 성균관대 소속이던 김병현 등 투수진부터 화려했다. 포수 역시 조인성, 진갑용, 홍성흔으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였고, 타선엔 김동주, 이병규, 박재홍, 박한이, 심재학 등이 있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일본을 만나 3전 전승을 거두고, 결승전에선 콜드게임 승리까지 거뒀던 1998년 방콕의 기억은 곱씹을수록 좋다.

우리는 이번 대회에서도 한 차례 일본을 만나 무난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박병호와 김하성, 황재균이 홈런을 터뜨리는 등 5점을 뽑아냈고, 최원태에서 이용찬, 최충연, 함덕주로 이어진 마운드는 1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1998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논란이 있긴 하지만, 우리는 최강의 전력으로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또한 아직 군대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은 금메달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반면, 일본은 이번 대회 역시 프로선수가 출전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순 없지만,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다.

20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 일본. 우리는 20년 전 달콤한 기억을 재현할 수 있을까. 경기는 1일 저녁 6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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