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와 NC 다이노스가 시즌 막판 꼴찌탈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1등이 있으면 꼴찌가 있는 것이 자명한 냉철한 프로의 세계. 그 누구도 원치 않는 자리지만 반드시 누군가는 피할 수 없는 자리.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재개될 프로야구 막바지 일정에서는 꼴찌탈출을 둘러싼 경쟁이 그 어느 시즌보다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그 주인공은 현재 꼴찌 NC 다이노스와 창단 후 3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던 kt 위즈다. NC 다이노스는 116경기 47승 1무 68패 승률 0.409를 기록 중이며, kt 위즈는 113경기에서 47승 2무 64패 승률 0.423을 기록하고 있다.

두 팀이 8위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남은 것은 상대를 꼴찌로 밀어내고 꼴찌를 탈출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남은 일정에서 서로 마주할 일이 없다. 이미 16경기를 다 치른 상태다. kt 위즈가 11승 5패의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치열한 순위경쟁이 펼쳐질 때면 서로간의 맞대결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데, 일단 그 변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남은 일정의 유불리도 쉽게 따지기 어렵다. 1위 두산 베어스를 제외한 순위표 모든 지역에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2위 SK 와이번스와 3위 한화 이글스는 1.5경기 차이고, 한화 이글스와 4위 넥센 히어로즈는 3경기 차이다. 다시 4위와 5위 LG 트윈스의 차이도 3.5경기에 불과하고, 5위부터 8위까지는 네 팀이 2.5경기 안에 모여 있다. 자칫 한 경기에 순위 또는 가을야구 진출이 갈릴 수 있는 만큼, 모든 팀들이 전력을 쏟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kt 위즈는 31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LG 트윈스를 가장 많이 만난다. 6경기가 남아있다. 올 시즌 전적은 4승 6패로 크게 나쁘지 않지만, 5위 LG 트윈스가 가을야구 진출의 기로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승부가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다. 상대전적에서 크게 뒤지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를 5번이나 상대해야 한다. kt 위즈는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2승 1무 8패로 가장 나쁜 성적을 거두고 있다.

NC 다이노스는 기아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가장 많이 남겨놓고 있다. 5경기씩이다. 이 중 기아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해볼 만한 상대다. 기아 타이거즈에게는 6승 5패로 상대전적이 유일하게 앞서있고, 롯데 자이언츠와도 5승 6패의 호각세다.

문제는 두산 베어스다.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 두산 베어스를 만나 2승 9패의 굴욕을 당하고 있다. 남은 5경기에서도 많은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1승이 아쉬운 시점에 무척 껄끄러운 상대다.

저마다 꼴찌를 피해야 하는 이유는 뚜렷하다. 1군 진입 후 3년 연속 꼴찌에만 머물렀던 kt 위즈는 더 이상 꼴찌를 원치 않는다. 반면 창단 이후 줄곧 성공기를 써왔던 NC 다이노스는 최악이 된 올 시즌 꼴찌의 흑역사 만큼은 남기고 싶지 않을 것이다.

싱겁게 끝날 전망인 우승경쟁에 비해 훨씬 뜨겁고 흥미진진한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꼴찌전쟁을 끝까지 지켜보자.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