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민지혁이 영화 ‘님의 침묵’의 ‘오디션 비용’에 대한 폭로를 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민지혁 페이스북>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배우 민지혁이 영화 ‘님의 침묵’의 ‘오디션 비용’에 대한 폭로를 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일 민지혁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사진으로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생각을 해봐도 너무 한 듯해서 많은 분들에게 공개 겸 의견을 들어보려고 올려봅니다”라는 글과 함께 문자 메시지 캡쳐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메시지에는 ‘님의 침묵 1차 서류 합격을 축하드립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구체적인 오디션 일시, 장소, 준비물 등이 적혀 있었다. 문제는 오디션 비용으로 1만원을 요구하는 내용도 함께 있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민지혁은 “이 문자는 저와 마찬가지로 프로필 투어를 열심히 하는 배우 동생에게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영화 프로필 40~50개 돌려서 오디션 겨우 1~2개 보는 실정이고 그리고 오디션을 본다고 다 작품을 하는 건 아닌 상황”이라며 “2차 오디션을 보려면 1만원이라는 금액을 받아야만 하는 겁니까? 시간이 지나서 5,000원으로 할인하는 건 생각을 해도 너무해서 인가요? 아님 선심 쓰시는 건가요?”라고 비합리적인 상황을 꼬집었다.

이어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들 참 말로 표현하기 그렇지만 연기로만 1년에 300~400만원도 못 버는 배우들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라며 “오디션 보고 싶어서, 어떻게든 오디션이라도 봐야 기회라도 가지는 배우들에게 단 돈 1만원이라고 말하실 수도 있지만 꼭 그렇게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하십니까?”라고 일침을 가했다.

민지혁이 폭로한 것은 이뿐 만이 아니다. 오디션 당시 ‘자유연기 15초’로 배우의 연기력을 판단했다는 것. 그는 “자유연기 15초? 오디션을 아시나요? 아니면 연기를 아시나요? 15초짜리 자유연기는 대체 뭔가요?”라며 “한마디 대사를 보시려고? 인사만 해도 4~5초는 지나갑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오디션인가요? 묻고 싶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우 민지혁이 공개한 영화 '님의 침묵' 합격 통보 문자 . <민지혁 페이스북>

민지혁은 다음 날 또 한 번 SNS를 통해 ‘님의 침묵’ 오디션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그는 “어제 저녁 간단한 술자리를 하고 있을 때 아는 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이 작품을 준비 하시는 감독님과 이야기를 했다고. 그래서 저는 ‘잘못된 방식이니 잘 설명해드렸냐?’라고 물어봤습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한명구 감독이 오디션 당시 돈을 받은 사실에 대해 “피디가 알아서 진행한거다”라고 방관자적인 입장을 취했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또한 초반 1만원에서 5,000원으로 지불 금액이 줄어든 것에 대해 “지원자가 8,000명이 되어서... 만원으로 하는 건 좀 그래서. 뭐가 좀 그럴까요? 본인들이 생각해도 너무 많은 돈이 걷힌다고 생각한건가? 여튼 그래서 나중에 5,000원으로 수정을 한거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해당 사실에 대한 한명구 감독의 입장이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한명구 감독은 3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디션 비용은 프린트비, 청소비, 간식비 등 오디션 진행에 사용됐다”며 “제작부에서 1만원으로 문자를 발송했다가 부담이 될까 싶어 5,000원으로 줄였다고 하더라. 커피 한 잔 값으로 줄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오디션 비용 없이 무료로 진행하는 게 관행이지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경우 큰 금액은 아니더라도 오디션 지원비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에선 그런 일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현장에서 따지는 분이 있어 그분에게는 오디션 비용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오디션을 보러 온 분이 100여명이 됐다”고 덧붙였다.

영화 ‘님의 침묵’은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만해 한용운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네마서울이 제작을 맡았다. 독립운동가를 다룬 작품에 이런 논란이 휩싸이니 더욱 씁쓸함과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오디션은 면접 아닌가요? 면접비를 줘야할 판에 내라고? 1차도 아니고 2차인데.. 추려서 보고 싶은 배우 부른거면서”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

반면, 주위 배우들의 피해를 막고 싶었다며 용기를 발휘하게 된 계기를 전한 민지혁. 그의 용기 있는 행동에 네티즌들은 “맞는 말하신 제대로 된 배우” “저런 바른말 하고 싶어도 못하는데 용기 있네요” 등의 칭찬을 보내고 있다.

한편 영화 ‘님의 침묵’은 초반 제작비는 30~40억 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150억 원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로 바뀌어 많은 제작비와 보조출연자들이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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