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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세, 그것이 문제로다③] ‘누진제’ 완화냐, 폐지냐
2018. 09. 05 by 최수진 기자 jinny0618@gmail.com
매년 여름 폭염이 반복되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은 ‘전기세’로 향한다. 높아지는 기온에 가정 내 에어컨 설치율은 늘었지만 ‘사용량’은 별개의 문제다. 우리는 여전히 리모컨의 전원 버튼을 누르기까지 많은 것을 고민한다. ‘찜통더위’보다 무서운 것이 ‘전기세’여서다. 국민들의 요구는 하나다. 누진제를 폐지하라는 것. 여름이 올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지만 나아진 것은 없다. 마음 놓고 에어컨을 틀 수 있는 날이 오긴 할까. [편집자 주]

 

누진제가 문제라는 시각은 지배적이다. 그러나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관점이 갈리고 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누진제가 문제라는 시각은 지배적이다. 그러나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관점이 갈리고 있다. 완전 폐지를 요구하는 입장과 상황에 따른 누진제를 차등 적용하는 완화 입장 등으로 의견이 나뉘는 상황이다.

◇ ‘완화’는 대책 아냐… 완전 폐지 요구 목소리 

대부분의 국민들은 누진제 폐지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누진제 폐지’를 검색하면 1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글이 존재한다. 이같은 주장은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한시적 완화가 아닌 완전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들이 누진제 폐지를 원하는 것은 통계로도 일정 부분 증명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소비자 50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0.7%의 소비자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 8월 9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진행됐다.

누진제가 전기 사용량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이냐는 질문에 32.4%가 효과가 있다고 답했지만 나머지 60.7%는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79.6%의 소비자가 누진제에 대해 ‘합리적이지 않은 제도’라고 응답했다.

심지어 누진제 폐지로 가정용 전력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약 67%가 ‘전력량 사용에 변화가 없다’고 대답했다. 누진제 폐지 후 전력량 요금이 일부 인상된다고 가정했을 때 현행 1단계 구간과 2단계 구간의 중간값인 140원까지 납득할 수 있다는 입장이 많았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소비자 50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0.7%의 소비자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 폐지 어렵다?… ‘계시별 요금제’ 언급되는 까닭

반면 완화를 주장하는 입장도 존재한다. 다만, 한시적 완화가 아닌 중장기적인 방향의 완화 방법을 찾아야 된다는 주장이다. 이는 정부 측에서 나오는 말이기도 하다.

폐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정부 측 입장이다. 누진제 폐지 후 단일 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1,400만 가구의 전기요금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1단계 구간을 사용하는 800만 가구 및 2단계까지 사용하는 600만 가구 등 총 1,400만 가구의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다.

이는 한국전력의 전력판매수입이 유지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 모든 가구에 같은 요금제를 적용하면 2단계 이하로 사용하는 가구의 요금은 오르고, 3단계 이상 사용하는 가구는 요금이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산업부는 ‘계시별 요금제’를 앞세우고 있다. 계시별 요금제는 3개 계절(봄·가을, 여름. 겨울)과 시간대(최대부하, 중간부하, 경부하)에 따라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다. 계시별 요금제는 현재 산업용 및 일반용 전기에 활용되고 있다.

이는 이미 2016년 언급된 바 있다. 당시 산업부는 6단계의 누진단계를 3단계로 개편하면서 오는 2020년까지 계시별 요금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큰 변화는 없는 상태다.

이에 정부는 올 하반기 2,000가구를 대상으로 계시별 요금제에 대한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성택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지난 7월 30일 “수요관리를 위해 누진제보다 전향적인 제도가 있을 것”이라며 “대표적인 것이 계시별 요금제다.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그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 역시 “주택용에 대한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제를 금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의 요금선택권이 보장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백 장관은 “한시적인 누진제 완화 대책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향후 국회와 상의하면서 누진제를 포함한 전기요금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개편 방안을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마련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