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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세, 그것이 문제로다①] 통제대상 된 ‘주택용 전기’
2018. 09. 05 by 최수진 기자 jinny0618@gmail.com
매년 여름 폭염이 반복되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은 ‘전기세’로 향한다. 높아지는 기온에 가정 내 에어컨 설치율은 늘었지만 ‘사용량’은 별개의 문제다. 우리는 여전히 리모컨의 전원 버튼을 누르기까지 많은 것을 고민한다. ‘찜통더위’보다 무서운 것이 ‘전기세’여서다. 국민들의 요구는 하나다. 누진제를 폐지하라는 것. 여름이 올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지만 나아진 것은 없다. 마음 놓고 에어컨을 틀 수 있는 날이 오긴 할까. [편집자 주]

 

올 여름 폭염이 지속됐다. 지난달 15일까지 집계된 전국 폭염일수는 28.8일이다. 이에 국민들의 관심은 전기세로 향했다. 가정용 전기세에는 누진제가 적용되고 있어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누진제 개편 요구는 이어지고 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기록적 폭염이 이어졌다. 에어컨 없이는 견딜 수 없을 더위였다. 이에 국민들의 전기세 부담도 커졌다. 전기를 오래 사용할수록 세금 부담이 높아지는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어서다. 전력 수요를 관리하기 위한 제도다. 우리의 생활이 국가의 통제 하에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 전기세 걱정 만든 ‘기록적 폭염’

올 여름은 평년 대비 더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 15일까지 전국 폭염일수는 28.8일을 기록하며 평년 대비 20.3일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폭염은 13.4일로, 올해보다 15.4일 짧았다. 
   
같은 기간 열대야 일수는 15.7일을 기록하며, 평년보다 11.4일 증가했다. 전년 대비 6.5일 길어진 수치다. 특히, 올해 더위는 기록적 폭염이 발생했던 1994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폭염일수는 1994년 대비 1.5일 더 길었고, 열대야 일수는 0.3일 짧았다.

기상청은 올 여름에 대해 ‘기록적인 폭염’이라고 표현했다. 원인은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한 고기압이다. 이로 인해 습한 공기가 유입, 맑은 날씨의 일사효과까지 더해져 무더운 날씨가 발생한 셈이다.

◇ 에어컨 틀까 말까… 불볕더위에도 전기세 걱정 ‘왜’

폭염은 국민들의 전력 사용량에도 영향을 미쳤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8일부터 8월 7일까지 스마트미터(AMI)가 설치된 아파트(2만3,522가구)의 전기사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전기사용이 증가한 가구는 전체 78%(1만8,357가구)며, 이들의 전기 사용량은 평균 93㎾h 증가했다.

올 여름은 평년 대비 더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 15일까지 전국 폭염일수는 28.8일을 기록하며 평년 대비 20.3일 증가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10명 중 8명이 전년 대비 더 많은 전기를 사용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들 모두 사용한 전력 이상의 전기세를 내야 했다.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높은 세금이 부과되는, ‘누진제’ 때문이다.

누진제는 주택용 요금에 적용되는 제도로,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순차적으로 높은 단가가 적용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누진제는 3단계(200㎾h단위)로 구분된다.

전력량요금은 △0~200㎾h 93.3원 △200~400㎾h 187.9원 △400㎾h~ 280.6원 등으로 나뉜다. 최저와 최고 구간의 비용 차이가 3배라는 의미다.

예를 들어, 한 가정에서 한달간 300㎾h를 사용했다면 0~200㎾h까지는 ㎾h당 93.3원이 적용된다. 나머지 100㎾h는 누진제에 따라 2단계 요금인 187.9원이 적용돼 총 3만7,450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단, 부가가치세 및 전력기반기금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고지서에 찍히는 최종 요금은 더 증가한다.

누진제는 지난 1973년 석유파동 이후 소비부문 에너지 절약을 목적으로 시행됐다. 국가가 개인의 전기 수요를 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무분별한 전력 사용을 방지한다는 것이 누진제의 골자다.

국민들이 합리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누진제의 장점이다. 45년이 지난 현재도 과도한 전력 낭비를 막는다는 누진제의 순기능은 유효하다. 저소득층 보호한다는 목적도 여전하다. 실제 저소득층이 주로 사용하는 구간인 1단계(93.3원/㎾h) 요금이 원가 이하로 책정될 수 있는 것은 누진제의 순기능이다. 누진제를 통해 3단계 이상 전력을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게 해 1단계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상쇄하는 방식이다. 누진제로 인해 단계별 요금 부담은 커지지만 저소득층의 부담을 낮추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누진제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부정적이다. ‘누진제’로 인해 전기 사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1단계와 3단계의 요금 격차가 3배 이상인 만큼 누진에 따른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형평성 논란도 존재한다. 전체 전력 사용량의 15%도 안 되는 가정용 전기에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다. 실제 산업용, 상업용(일반용) 전기는 누진제가 없다. 이는 현행 누진제의 개편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