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을 가다⑥] 제약·바이오업계 첫 채용박람회 현장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약바이오기업 첫 채용박람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기업 인사담당자에게 상담을 받고 있다. <조나리 기자>

[시사위크|여의도=조나리 기자] 제약·바이오업계 첫 채용박람회가 취업 준비생들의 높은 관심 속에 막을 열었다. 박람회에서는 총 47개 기업(제약 34곳·바이오 13곳)이 참여, 채용부스 운영과 채용설명회 개최, 직무별 멘토링 등이 진행됐다. 이날 하루 박람회를 찾은 취업준비생들은 6,200여명. 업계 첫 채용박람회인 만큼 취업준비생들을 대하는 인사담당자들의 세심한 배려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장소 부분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빽빽이 들어선 47개 기업 부스에 수천여명의 취준생을 맞기에는 다소 협소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제약바이오 업계의 지원과 함께 애로사항 처리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류영진(왼쪽)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박능후(가운데) 보건복지부 장관이 셀트리온 인사담당자에게 채용계획을 듣고 있다. <조나리 기자>

◇ “제약산업, 일자리 창출 기여.. 업계 적극 지원할 것”

“지금 우리에게 일자리 창출이 가장 절박한 과제임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 자리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는 제약·바이오산업 발전과 여러 과제들을 수행하는데 적극 지원할 것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7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제약바이오업계 첫 채용박람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청년 취업난 극복을 위해 마련된 이날 채용박람회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하고 일자리위원회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용노동부가 후원했다.

박람회 개막식에는 일자리 문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반영하듯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기동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이영찬 보건산업진흥원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갈원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직무대행은 “제약바이오산업은 최근 10년간 제조업 평균 2배 이상의 고용증가율을 보이며, 업계 종사자 수만 10만명에 이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연구개발과 임상, 생산, 유통에 따른 30만개 연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 있는 성장’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고 있는 업계의 노력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의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능후 장관은 “제약바이오산업은 일자리 문제 해결의 실마리”라며 “핵심성장산업임과 동시에 연구개발과 생산, 품질관리 등 다양한 직군에서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또한 제약산업은 정규직 비중이 높은 산업으로, 양질의 일자리 양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오늘 박람회가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제약바이오산업의 애로사항을 처리하는데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제약업계는 올해 상반기에도 3,000명을 신규채용 한 데 이어 오늘도 이렇게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면서 “정부도 업계의 애로사항을 처리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청년 고용에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채용박람회는 이력서 접수와 일부 면접도 진행됐다. 채용부스 상담에 앞서 이력서 점검을 받고 있는 취업준비생들. <조나리 기자>

◇ 친절한 채용상담, 협소한 장소는 다소 불편

당초 이날 채용박람회에는 2,000~3,000여명의 취준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집계한 방문 취준생은 6,200명에 육박했다. 취준생들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채용부스 투어가 가능했지만 이미 한 시간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47곳의 기업 채용부스는 한 곳도 빠짐없이 취준생 모두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현장에서는 단순히 채용설명뿐 아니라 이력서 접수도 받았다. 14개 기업은 면접도 진행해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이 1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각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오랫동안 기다렸던 취준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입사시 ‘꿀팁’ 전수에 나섰다. 유한양행은 이날 채용박람회 부스참가자들에게 향후 입사지원 시 가산점을 부여할 방침이다.

채용 상담을 받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의 모습. <조나리 기자>

한 취준생은 “원래도 제약사에 취업을 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사전에 취업상담을 받는 것은 처음이라 기대가 컸었다”면서 “인사담당자분들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오히려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 다만 장소가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 불편한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도 “오늘 박람회에 나온 기업 중 3곳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 2곳에서 상담을 받았다”면서 “아직 1곳이 남았는데 더 기다릴 엄두가 안 난다. 대기 순번이라도 받았으면 조금 덜 혼잡했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실제로 오전 일찍 박람회를 찾았다가 다시 발길을 돌리거나 오후에 다시 오겠다는 취준생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방문해 불편함을 겪은 것 같다”면서 “오늘 박람회 이후 실효성은 물론 다방면에 거친 사후 평가를 통해 이후에도 개최할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사전 신청을 통해 1대1 멘토링 상담을 받은 취업준비생들은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날 제약·바이오기업에 재직 중인 38명의 각 직군별 멘토들은 266명의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직무 상담을 했다. 1대1 멘토링 상담은 한 사람당 20분씩 진행됐다.

멘토링 상담을 받고 나온 한 취업준비생은 “품질관리 직군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멘토링 상담에서 현직에 있는 분에게 상담을 받을 수 있다기에 신청을 했다”면서 “입사 후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도 물어보고, 입사하기 위해서 필요한 역량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질문했다. 부스 상담보다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1대1 멘토링 상담을 신청한 취업준비생들이 자신의 상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조나리 기자>

◇ “내가 갈 곳은?”... 인산인해 이룬 기업별 채용설명회장

또한 이날 채용박람회는 채용부스가 진행되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기업별 채용설명회도 진행됐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연회장에서 진행된 채용설명회는 자리를 앉지 못한 취업 준비생들로 가득 찼다. 채용설명회를 개최한 기업은 유한양행과 메디톡스, 한미약품, GC녹십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5곳이다.

보령제약은 최태홍 사장이 직접 취준생들을 대상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현재와 미래’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최태홍 사장은 “지금 세계 곳곳은 고령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어 그만큼 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며 “특히 한국도 최근 20년간 29개 신약을 개발하는 등 현재도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약은 개발하는 것도 어렵지만, 개발 후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면서 “하지만 정부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을 주요성장 산업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앞으로 선진국 반열에 충분히 오를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이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최태홍 사장은 "제약산업은 앞으로가 더욱 성장하는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조나리 기자>

최태홍 사장은 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산업의 발전이 제약산업의 발전을 가져다 줄 것으로 내다봤다. 최 사장은 “현재 인공지능이 가장 많이 활용되는 곳이 병원이다. 이미 우리나라도 시작을 하고 있다”면서 “빅데이터 기술은 신약개발에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더욱 중요한 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이날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도 발표했다. 협회가 발표한 ‘하반기 채용계획’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계는 올 상반기 3,286명을 채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2,956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수시 채용과 퇴직자를 감안하면 실제 신규 취업인원은 올 한해 6,000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채용실적인 3,900명 보다 52% 늘어난 수치다.

한편 이날 업계 첫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제약·바이오기업은 ▲경남제약 ▲구주제약 ▲국제약품 ▲대웅제약 ▲대화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동아쏘시오그룹 ▲동화약품 ▲명문제약 ▲보령제약 ▲비씨월드제약 ▲삼진제약 ▲안국약품 ▲유영제약 ▲유유제약 ▲유한양행 ▲이니스트그룹 ▲일동제약 ▲일성신약 ▲일양약품 ▲제일약품 ▲종근당 ▲퍼슨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국코러스 ▲한국콜마 ▲한독 ▲한미약품 ▲휴온스 ▲CJ헬스케어 ▲GC녹십자 ▲JW중외제약 ▲SK케미칼 ▲메디톡스 ▲바이오솔루션 ▲삼양바이오팜 ▲샤페론 ▲셀비온 ▲셀트리온 ▲아이큐어 ▲이수앱지스 ▲코아스템 ▲코오롱생명과학 ▲폴루스 ▲프레스티 ▲지바이오제약 ▲SCM생명과학 등 총 47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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