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스테이트 입단식에서 밥 마이어스 단장(왼쪽)과 함께 자신의 새 유니폼을 들어보이는 드마커스 커즌스(오른쪽).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소식은 리그 최고의 센터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드마커스 커즌스의 이적이었다. 커즌스의 행선지가 리그 최강팀인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고, 그의 몸값이 단돈 530만달러라는 사실은 NBA 30개 구단의 선수와 팬들 모두를 당황시키기 충분했다. 밥 마이어스 단장으로부터 “커즌스와 함께 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전화를 받았을 때 “농담하지 마세요”라고 대답했다는 케빈 듀란트의 일화는 이 영입이 동료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놀라운 것이었음을 보여준다.

시간이 다소 흐르고 흥분이 가라앉자 아킬레스건 완전파열 부상의 심각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조금씩 새어나왔다. 커즌스는 올해 1월 26일(현지시각) 휴스턴과의 경기 중 아킬레스건 완전파열 부상을 당했으며, NBA 역사상 같은 부상을 당하고 운동능력을 완전하게 회복한 사례는 없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재활을 마친 후에도 성적이 급격히 하락했다.

커즌스는 불운한 선배들의 전철을 밟게 될까. 우선 재활훈련 자체는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NBC스포츠는 6일(현지시각) 커즌스가 부상 후 처음으로 덩크 슛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한 달 반 앞으로 다가온 2018/19시즌 개막전에서 커즌스가 뛸 확률은 거의 없다. 보다 가능성 높은 복귀 시점은 1월 혹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다.

그렇다면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커즌스가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새크라멘토 시절처럼 탑에서 공을 쥐고 공격을 전개하는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좌우로 번갈아 드리블하며 수비수를 제치는 ‘크로스오버’는 농구 기술 가운데 가장 무릎과 발목의 부담이 큰 플레이로 뽑힌다. 커즌스는 120킬로그램이 넘는 육중한 몸에도 날렵한 몸놀림을 자랑했으며, 크로스오버와 스핀 무드 등의 고난이도 드리블 기술도 자주 구사했다. 그러나 수많은 선배들의 선수생명을 단축시켰던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한 후에는 플레이스타일도 보다 조심스럽게 바뀔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골든 스테이트는 커즌스가 공격의 전권을 쥘 필요도, 그럴 수도 없는 팀이다. 골든 스테이트의 주전 선수들이 모두 코트에 서 있을 때 커즌스는 팀의 4옵션에 불과하다. 오히려 보다 몸에 무리가 덜 가는 플레이들이 커즌스의 장점들을 살릴 수 있다. 3점 슛을 통한 공간창출과 패스 플레이, 뛰어난 스크린 능력을 바탕으로 커리·탐슨·듀란트에게 슛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골든 스테이트에게 더 잘 맞는 옷이다.

반대로 커즌스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들은 팀 동료들이 메워줄 수 있다. 낮은 공격 효율성은 더 슛을 잘 쏘는 팀원들에게 공을 양보함으로서, 약한 멘탈은 드레이먼드 그린과 안드레 이궈달라 등 보컬 리더 역할을 맡은 선수들에게 도움을 받아 고쳐나갈 수 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골든 스테이트와 함께하는 커즌스의 약점을 찾는 것은 그가 새크라멘토의, 뉴올리언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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