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예진과 현빈의 첫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영화 ‘협상’이 베일을 벗었다.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영화 ‘국제시장’ 조감독과 ‘히말라야’ 각색에 참여하며 연출의 기본기를 탄탄히 쌓아온 이종석 감독이 첫 장편 데뷔작 ‘협상’으로 추석 극장가 대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충무로 대표 ‘흥행퀸’ 손예진과 ‘흥행킹’ 현빈이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힘을 보탰다. 색다른 소재와 최고의 배우들을 앞세운 ‘협상’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지극히 ‘주관적’ 주의)

◇ 시놉시스

어떠한 상황에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던 최고의 협상가 하채윤(손예진 분)은 긴급 투입된 현장에서 인질과 인질범 모두 사망하는 사건을 겪고 충격에 휩싸인다. 그로부터 10일 후, 경찰청 블랙리스트에 오른 국제 범죄조직의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현빈 분)가 태국에서 한국 경찰과 기자를 납치하고 그녀를 협상 대상으로 지목한다.

이유도 목적도 조건도 없이 사상 최악의 인질극을 벌이는 민태구와 그를 멈추기 위해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협상가 하채윤. 남은 시간 12시간, 목숨을 건 일생일대의 협상이 시작된다!

▲ 신선한 소재X최고의 배우 ‘UP’

‘협상’은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고 제한시간 내 인질범 민태구를 멈추기 위해 위기 협상가 하채윤이 협상을 시작하는 범죄 오락 영화다.

한국영화 최초로 협상이라는 소재를 다룬 ‘협상’은 114분 러닝타임 내내 이어지는 쫄깃한 긴장감이 미덕인 영화다. 영화는 협상가와 인질범의 실시간 대결을 그리는데, 제한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오직 모니터만 사이에 두고 팽팽하게 맞서는 두 사람의 대치 상황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압도적인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협상’에서 협상가 하채윤으로 분한 손예진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장면이지만, 시간의 경과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조명과 카메라 앵글에 차이를 둬 다채로운 느낌을 준다. 또 협상가와 인질범이 대치하는 장면은 실시간 이원촬영 방식을 도입해 리얼리티와 현장감을 높였다.

모니터만을 사이에 두고 연기 호흡을 맞춰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배우들은 제 몫, 그 이상을 해냈다. 손예진은 최고의 협상가 하채윤 역을 맡아 눈빛만으로 인물의 복잡한 심리를 고스란히 전달하며 연기 내공을 폭발시킨다.

‘협상’에서 인질범 민태구로 분한 현빈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후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 현빈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최악의 인질범 민태구로 분해 악인의 거칠고 악랄한 모습과 동시에 미묘한 감정 흔들림까지 섬세하게 표현해 감탄을 자아낸다. 두 배우가 강렬한 뿜어내는 시너지는 ‘협상’을 이끌어가는 힘이다.

▼ 진부한 전개 ‘DOWN’

협상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다뤘지만 새롭지 않게 풀어낸 스토리가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 초반 호기심을 자극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던 민태구의 진짜 속내는 그동안 수많은 범죄 영화에서 봐왔던 것과 다르지 않아 진부한 느낌을 준다.

하채윤의 활약도 아쉽다. 최고의 협상가로 꼽히는 그지만 영화에서는 협상가로서의 전문적인 모습은 볼 수 없다. 협상이 진행될수록 냉정함을 잃고 감정에 흔들릴 뿐이다. 이에 초반 주체적이고 당당했던 매력은 점점 약해진다. 결국 사건을 해결하는 하채윤이지만 그가 스스로 얻어낸 결과는 없다. 다소 찝찝함을 남기는 결말도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협상’에서 연기 변신을 시도한 현빈(왼쪽)과 손예진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총평

신선한 소재를 다뤘지만 진부한 전개는 아쉬움을 남긴다. 결말도 다소 찝찝하다. 하지만 오직 모니터만을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치열한 심리 싸움은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고, 배우들의 열연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비주얼도 연기력도 완벽한 두 배우 손예진과 현빈의 조합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오는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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