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상’, ‘궁합’을 잇는 역학 시리즈의 완결판 ‘명당’(감독 박희곤)이 베일을 벗었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영화 ‘관상’, ‘궁합’을 잇는 역학 시리즈의 완결판 ‘명당’(감독 박희곤)이 베일을 벗었다. 정해진 운명을 따라야 하는 다른 역학 시리즈와 달리 ‘명당’은 땅을  통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흥미로운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 명품 배우들의 열연을 앞세운 ‘명당’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지극히 ‘주관적’ 주의)

◇ 시놉시스

명당이란,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땅의 기운이다!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 분)은 명당을 이용해 나라를 지배하려는 장동 김씨 가문의 계획을 막다 가족을 잃게 된다. 13년 후, 복수를 꿈꾸는 박재상 앞에 세상을 뒤집고 싶은 몰락한 왕족 흥선(지성 분)이 나타나 함께 장동 김씨 세력을 몰아낼 것을 제안한다.

두 명의 왕을 만들 수 있는 땅, 그 곳이 어디냐!

뜻을 함께하여 감좌근(백윤식 분) 부자에게 접근한 박재상과 흥선은 두 명의 왕이 나올 천하명당의 존재를 알게 되고, 서로 다른 뜻을 품게 되는데…. 땅을 차지한 자, 세상을 얻을 것이다!

조선팔도 풍광을 담아낸 ‘명당’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 흥미로운 소재·공감 가는 스토리 ‘UP’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자식의 교육에 좋은 곳을 찾아주거나 망해가는 시장을 손님이 가득하도록 터를 닦아주는 등 천재 지관 박재상의 모습이 다채롭게 그려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거나 권력과 부를 쌓기 위해 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다툼은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는 현실을 반영하며 씁쓸함을 안긴다.

실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도 흥미를 더한다. 흥선대원군이 지관의 조언을 받아 2명의 왕이 나오는 묏자리로 남연군의 묘를 이장했다는 실제 역사 기록을 바탕으로 인간과 나라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명당을 찾는다는 설정의 영화적 상상이 더해져 색다르고 탄탄한 스토리가 완성됐다.

볼거리도 풍부하다. 조선 팔도의 절경과 장엄한 볼거리가 스크린에 생생히 펼쳐지며 명당의 존재와 기운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장소인 가야사 장면은 전라남도 구례에 위치함 화엄사에서 촬영됐는데, 이는 통일신라시대 때부터 지켜 온 문화재로 영화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장소다. 화엄사 특유의 장엄한 분위기는 캐릭터들간의 팽팽한 대립과 감정에 힘을 실으며 몰입도를 높인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역동적인 액션 장면도 시선을 빼앗는다.

‘명당’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조승우(위)와 지성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배우들의 열연도 ‘명당’을 빛나게 하는 이유다. 특히 배우 조승우와 지성은 명품 배우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친다. 천재 지관 박재상 역을 맡은 조승우는 지관으로서의 강직함과 세도가에 맞서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카리스마로 극을 이끈다. 묵직한 감정선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무결점 연기를 펼친다. 몰락한 왕족 흥선으로 분한 지성의 새로운 얼굴도 반갑다. 영화 초반에는 다소 힘이 들어간 듯한 모습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점차 안정감을 찾는다. 흥선의 전혀 다른 두 얼굴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 뻔한 전개 ‘DOWN’

‘명당’은 흥미로운 소재와 공감을 부르는 이야기로 관객의 흥미를 자극하지만, 사극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권력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음모와 배신, 피비린내 나는 다툼, 그리고 그 사이에서 고통받는 백성들 등 여느 사극 영화와 다를 바 없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러한 탓에 126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다소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 총평

색다른 소재를 다뤘지만 새로운 느낌은 주지 못한 ‘명당’이다. 압도적인 스케일에 비해 뻔하게 흘러가는 전개와 캐릭터 설정이 아쉽다. 하지만 현실을 관통하는 이야기로 공감대를 자극하고 조선팔도 곳곳의 모습을 담아낸 풍광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화려한 액션 장면도 볼만하다. 연기 변신에 도전한 지성은 제 몫을 해내고, 조승우는 ‘조승우가 곧 장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입증한다. 오는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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