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시성’(감독 김광식)이 베일을 벗었다. < NEW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쟁쟁한 배우 라인업, 22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는 영화 ‘안시성’(감독 김광식)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지만, ‘안시성’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인 듯하다. (*지극히 ‘주관적’ 주의)

◇ 시놉시스

우리는 물러서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우리는 무릎 꿇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우리는 항복이라는 걸 배우지 못했다!

645년, 천하를 손에 넣으려는 당 태종은 수십만 대군을 동원해 고구려의 변방 안시성을 침공한다. 20만 당나라 최강 대군 vs 5천 명의 안시성 군사들. 40배의 전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안시성 성주 양만춘(조인성 분)과 전사들은 당나라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는데… 동아시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를 이끈 안시성 전투가 시작된다!

▲ 압도적 스케일의 전투신 ‘UP’

‘안시성’은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다. 양만춘 장군의 실화를 바탕으로 그동안 스크린에서 깊게 조명하지 않았던 고구려 시대를 담아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는 ‘안시성’ 스틸컷. < NEW 제공>

영화의 가장 큰 재미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전투신이다. 포문을 여는 주필산 전투와 2번의 공성전,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토산 전투 등 역사상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전쟁 장면들을 실감 나게 연출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스카이 워커, 드론, 로봇암, 팬텀, 러시안암 등 최첨단 촬영 장비들이 총동원돼 압도적인 스케일과 새로운 비주얼 액션신을 완성했다.

특히 양만춘과 주요 캐릭터들의 전투 장면은 슬로우 모션으로 그려지는데, 이는 마치 전쟁터 한가운데 직접 들어가 체험하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준다.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역대급’ 전투신의 탄생시킨 ‘안시성’. 22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아깝지 않을 정도다.

‘안시성’에서 일당백 연기를 해낸 남주혁(위)와 김설현 스틸컷. < NEW 제공>

다채로운 캐릭터도 ‘안시성’의 큰 미덕이다. 조인성이 연기한 양만춘은 다수의 작품에서 그려진 전형적인 장군과는 다른 모습이다. 전장에서는 냉정함으로 무장하지만 안시성민들에게는 따뜻한 정을 나누는 매력적인 리더상이다. 김설현이 연기한 백발백중 수노기 부대 리더 백하도 매력이 넘친다. 일차원적으로 소비되는 여성 캐릭터가 아닌 전쟁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주체적이고 당당한 인물로 그려진다. 기마대 파소(엄태구 분)와의 절절한 멜로도 마음을 울린다.

이 밖에도 안시성 출신 태학도 수장 사물(남주혁 분), 듬직한 부관 추수지(배성우 분), 용맹한 기마대장 파소(엄태구 분), 날렵한 환도수장 풍(박병은 분), 도끼부대 맏형 활보(오대환 분), 미래를 보는 신녀 시미(정은채 분) 등 다양하고 개성이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다. 특히 남주혁의 열연이 돋보인다. 스크린 첫 데뷔 전을 치른 그는 화려한 액션 연기부터 갈등을 겪는 사물의 내면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다. 대선배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발휘하며 제 몫, 그 이상을 해낸 남주혁이다.

‘안시성’에서 다소 아쉬운 활약을 보인 조인성(위)과 박성웅 스틸컷. < NEW 제공>

▼ 조인성의 한계 ‘DOWN’

조인성과 박성웅(이세민 역)의 활약은 다소 아쉽다. 먼저 조인성은 소탈하고 인간미 있는 양만춘의 매력은 무난하게 소화했지만, 특유의 밝고 발랄한 목소리 톤이 장군 양만춘의 카리스마를 표현하는 데는 약점이 된 듯하다. 당태종 이세민을 연기한 박성웅도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하지만, 모든 대사를 중국어로 소화한 탓인지 조금은 어색한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긴다.

뿐만 아니라 12세 이상 관람가인 ‘안시성’은 잔인한 장면이 다수 포함돼 온 가족이 관람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시성’은 다채로운 캐릭터의 향연이다. < NEW 제공>

◇ 총평

조인성은 카리스마 넘치는 장군의 모습을 표현하는 데는 한계를 보였지만, 그동안 보지 못한 색다른 모습의 영웅으로 매력 넘치는 리더를 완성해냈다. 모든 면에서 ‘역대급’을 자랑하는 화려한 전투신은 135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순삭’(순간 삭제)할 정도로 강렬하고 압도적이다.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향연이 스크린을 가득 채우고, 우려했던 남주혁과 김설현의 활약이 특히 반갑다. 스크린 속 구현된 잊혀진 역사 속 위대한 승리는 용맹한 기세를 떨쳤던 고구려의 기개를 보여주며 뜨겁게 마음을 울린다. 오는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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