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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미래다
[시사위크 특별기획] 박주민과 함께 한 ‘청년 좌담회’
[청년이 미래다⑬] 청년이 묻고 박주민이 답하다(상)
2018. 09. 13 by 소미연 기자 pink2542@sisaweek.com
청년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혁명의 상징이었다.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투사의 길을 걸었고, 군사정권에선 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섰다. 국난 앞에서 주저하지 않았던 헌신이 오늘을 만들었다. 이제 나라 잃은 설움도, 국가 권력의 횡포도 없다. 국민 승리의 시대다. 하지만 청년들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설 곳이 없다. 현실의 높은 장벽에 부딪혔다. 이들은 말한다. “청년이 위기다.” 이들이 묻는다. “청년을 구할 방법은 없는가.” 이들의 답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역할이 아닐까. [편집자주]

 

시사위크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함께 좌담회를 열었다. 자리에 참석한 청년들은 박주민 최고위원에게 취업과 결혼, 육아에 대한 부담을 털어놓았다. <김경희 기자>

# 직장 4년차에 회사에서 나왔다. 스타트 업(start-up·신생 벤처기업) 마케터로 먹고 살만했지만 갈수록 나빠지는 경기에 버틸 재간이 없었다. 취업준비생으로 돌아와서야 실업급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31세 하모 씨의 얘기다.

# 소위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었다. 마음을 바꿨다. 중견기업으로 발을 돌려 취업에 성공했다. 문제는 이후다. 과도한 업무 탓에 자꾸만 스트레스가 쌓였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29세 김모 씨는 고민이 많다. 동갑내기 박지은 씨는 취업전선에 뛰어들기 전이다. 서울 유명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혹여 자신의 고학력이 취업에 발목을 잡을까 불안하다.

# 7년여 연애 끝에 결혼식을 올렸다. 사랑만 있으면 세상살이의 어려움은 모두 헤쳐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그래서 아이는 언감생심이다. 이제 겨우 27세, 2년차 사회복지사다. 김선경 씨는 왈칵 눈물이 났다.

네 사람이 한 자리에 앉았다. 만남을 제안한 것은 <시사위크>다. 2030세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당신, 잘 지내요?’) 과정에서 좌담회 참석을 희망하는 응답자를 선별했다. 여기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함께 머리를 맞댔다. 좌담회는 지난 8일 서울 응암동에 위치한 박주민 최고위원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열렸다.

시사위크  본사에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3.8%가 자신의 마음 상태에 대해 경고등을 밝혔다. 스스로 ‘위험하다(15.4%)’고 응답한 청년과 위험 단계를 넘어 ‘조치가 필요하다(8.6%)’고 판단한 청년까지 포함하면 67.8%에 달한다. 청년 10명 중 약 7명의 마음이 아픈 셈이다.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취업 및 재취업 문제였다.

박지은  지금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학력이 높은데다 이름 있는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취업이 걱정이다. 주변을 보더라도 취업률이 좋지 못하다. 취업 때문에 대학원생도 졸업을 미루게 되더라. 그럼에도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을 선호하는 게 현실이다. 왜 중소기업은 안 되는가. 여기서부터 청년 취업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주민 최고위원  일자리를 100이라고 할 때, 대기업과 중소기업 비율이 각각 12와 88정도 된다. 여기서 말하는 대기업의 기준은 상시 고용 직원이 300명 이상인데, 그 규모가 12%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많은 일자리가 중소기업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셈인데, 사실 중소기업에서 좋은 일자리가 나와야 근본적으로 취업난을 해결할 수 있다. 제조업의 경우만 보더라도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의 50%밖에 안 된다. 전체는 60%, 경우에 따라 43%라는 얘기도 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두 사람의 임금을 합해야 대기업 다니는 한 사람의 월급이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 그러니 대기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걸 욕하면 안 된다. 구조적으로 풀어야만 일자리가 해소되고 중소기업도 살 수 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공공부문에 대한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피력하며 성과가 나오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경희 기자>

박주민 최고위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 차이를 좁히기 위한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금 격차가 벌어진 가장 큰 이유를 영업이익률에서 찾은 것. 독일의 경우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영업이익률이 더 높다. 프랑스는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독일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약 85%의 월급을 받고 있다. 프랑스는 대기업의 95%에 달하는 월급을 중소기업에서 받고 있다. 그는 “이런 나라의 청년들에게 대기업 취업을 권유하면 미친 사람으로 오해받는다”고 말했다. 모두가 웃었다.

박주민 최고위원  현재 여러 가지 방안들이 시도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가맹본사와 협상할 수 있도록 가맹점주끼리 담합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한다. 최근엔 영국의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도입했다. 사전적 의미로,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이나 고객에게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행동지침이다. 이런 제도들 외에 저희가 하고 있는 것은 공공부문에 대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 최저임금 인상으로 전체 임금을 상승시키는 것, 장기적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성공시키는 것 등이 있다. 성과가 1년 만에 나오긴 힘들다. 다른 복지 국가에서도 노사정 합의 이후 30~40년 정책을 추진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실패한 정책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하씨  취업률은 단시간에 갑자기 오를 수 없지 않는가. 체질적인 변화가 먼저라고 생각한다. 청년들에게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그 이유가 단순히 임금이나 복지보다도 청년들이 대기업에 가야만 전망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장 임금 격차가 나도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면 중소기업도 갈 수 있다. (다른 청년들이 “맞는 얘기”라며 동조했다.) 그래서 정책적으로 대기업에서 경력직을 채용할 때 인원의 30%는 중소기업에서 채용한다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있으면 좋겠다.

박주민 최고위원  중소기업 근무 경력을 가진 사람을 대기업에 채용하도록 법으로 강제한다는 것은 조금 어려울 수 있다. 기업마다 사정이 다르고 특성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소기업에서 채용한다고 하면 우대 또는 지원을 해주는 방식은 있을 수 있겠다. 조금 우려가 되는 것은, 인재약탈이다. 아울러 절대 다수의 일자리가 중소기업인데 다수의 일자리를 좋게 만들기보다 여전히 대기업이 좋은 일자리 형태로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변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씨  우려를 살 순 있겠다. 하지만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비전을 보고 많이 갈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중소기업도 좋은 인재를 확보하게 된다. 그래야 청년 고용이 늘어나고, 중소기업도 성장할 게 아닌가.

박주민 최고위원은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박주민 최고위원 사실 예전에 상생의 일환으로 제기된 방법이긴 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인력 순환 같은 방식이 얘기가 나왔다. 문제는 중소기업도 가보니 좋더라고 느끼는 사람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박선경  지금 당장 구조를 바꾸는 게 어려우니 제도적 보완으로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박주민 최고위원  대부분의 사람들이 구조를 바꾸는 건 아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더라.

박선경  당장 체감으로 와 닿는 게 없다.

박주민 최고위원  이런 방법은 있다. 사회적 합의 수준을 바꿀 수만 있다면 가능하다. 프랑스의 경우 보호상가로 3만개 정도를 지정해서, 수공예품과 작은 마트 등의 용도 외에는 절대 임대를 주지 못하게 만들었다. 건물주 입장에선 황당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법으로 만들어버렸다. 반면 우리 국민들은 너무 착하다. 이건 이래서 안 된다, 저건 저래서 안 된다 배려하고 제외시키면서 결국 아무것도 못한다. 차라리 젊은이들이 들고 일어나서… (일동 웃음이 터졌다.) 농담이다.

시사위크  취업난에 벗어났어도 청년들의 삶은 여전히 고달프다.

김씨 대기업을 바라보다가 1,000명 정도 근무하는 중견기업에 들어갔다. 월급은 대기업에 못 미치는데 업무 강도는 엄청 세다. 분명 계약서상으로는 아침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다. 그런데 오전 8시에 출근하라더라. 퇴근은 밤 10시에 한다. ‘들어 갈 사람은 가라’고 말하면서 뒤에선 대리급이 ‘일은 다했냐’는 식으로 물어본다. 가지 말라는 것이다. 일부러 출퇴근 시간을 체크해봤다. 그랬더니 한 달 동안 주 평균 100시간을 일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정서상 주52시간 근무제가 지켜질지 모르겠다.

박주민 최고위원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이에 맞춰서 근무환경과 퇴근 문화를 바꿔야 한다. 그게 걱정이다. 대부분 노조가 없는 기업이 많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선 굳이 주52시간 근무제를 따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이 그리 높지 않다. 장시간 노동하면서 긴 시간을 회사에 붙잡혀 있다. 바꿔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김씨  중소기업에서 주52시간 근로제를 지켜주면 이미지가 좋아져서 청년들이 아마 많이들 지원할 것 같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국민연금의 안정성 유지를 위해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보다 먼저 국민들에게 현황을 솔직하게 설명해 불필요한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희 기자>

박주민 최고위원  제 생각에는 성공할 것이다. 여러분들은 토요일에 학교 안가는 세대들 아닌가. 저는 토요일까지 다녔다. 처음에 관공서도, 회사도, 학교도 토요일에 쉬면 나라가 망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토요일을 쉬니 레저 문화가 발달하면서 도리어 경제적으로 굉장히 좋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는가. 아마 주52시간 근로제도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안정권에 들어설 것으로 생각한다.

김씨  사실 국민연금을 이렇게 많이 가져가는 줄 몰랐다. 여기에 추가로 금액을 늘리고 지급 나이를 높인다더라. 그래서 제 또래들은 국민연금 대신 우리끼리 계를 하자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불신이 크다는 얘기다. 즉각적인 시행보다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주민 최고위원  연금에 대한 불안감을 충분히 이해한다. 저도 국민연금 납부자다. 먼저 생각해볼 것이 국민연금은 처음부터 고갈되도록 설계돼 있다. 방식의 차이는 있다. 적립해서 적립금으로 주는 것, 매년 걷어서 당해에 다 쓰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자에 속하는 것일 뿐 이미 설계된 내용에 너무 공포심을 갖고 계신 것 같다. 현재 국민연금은 납부한 돈에 비해 지급받는 돈이 어떤 보험보다 많다. 그렇게 높은 수준으로 지급하다보니 고갈 속도가 빨라졌다.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급받는 비용을 줄이든지, 아니면 납부할 비용을 좀 더 늘리든지 조정이 필요한 때는 맞다.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설득해야 한다.

시사위크  청년들은 지금 내가 납부하고 있는 국민연금을 30~40년 후 돌려받을 수 있을까, 혹은 못 받게 되는 건 아닐까 민감하게 생각한다.

박주민 최고위원  정부가 지급 보장을 약속하지 않았는가. 관건은 인구수다. 현재 두 명이 결혼해서 2.1명을 낳아야 인구 유지가 되는데 0.9명에 불과하다. 10~15년이 지나면 생산가능인구가 확 줄어들게 된다. 이것을 해결해야 연기금도 낼 수 있는 게 아닌가. 사실 인구가 줄면서 취업률 문제는 해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래서 재정을 투입하는 일자리 창출은 5년 정도 징검다리를 만들어준다고 보면 된다. 주구장창 계속 하겠다는 게 아니다. 지금은 에코세대라고 해서 취업해야 할 청년들이 많지만 5년 후엔 다르다. 지금 세대가 취업도 하고 결혼도 해야 미래가 있다.

진행|정리=소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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