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웨인 웨이드가 마이애미 히트에서 1년 더 뛰겠다고 발표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지노빌리의 은퇴로 허전해진 올드 팬들의 마음을 달래줄 소식이 있다. 드웨인 웨이드와의 작별이 1년 뒤로 미뤄졌다.

웨이드는 17일 오전 9시(한국시각) 트위터를 통해 마이애미에서 1시즌 더 뛰겠다고 발표했다. 2017/18시즌이 끝났을 때부터 웨이드의 거취가 결정되길 기다렸던 팬들은 30분 만에 1만7,000개의 ‘좋아요’를 눌러 화답했다.

드웨인 웨이드의 농구 인생은 곧 마이애미 히트의 역사라고 불릴 만하다. 15년의 NBA 커리어 중 14년을 마이애미에서 뛴 웨이드는 출전경기 수와 출전시간은 물론 득점·어시스트·스틸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프랜차이즈 기록을 갖고 있다. 웨이드는 지난 2006년 댈러스와의 결승전에서 경기당 34.7점을 폭발시키며 마이애미 히트에 구단 역사상 첫 우승의 기쁨을 안겼으며, 2010년 르브론 제임스·크리스 보쉬와 함께 ‘빅3’를 결성한 후에는 두 번의 우승컵을 더 들었다. 히트 구단 최고의 순간들에는 언제나 웨이드가 있었던 셈이다.

갈등도 있었다. ‘빅3’가 해체된 후 웨이드는 계약 과정에서 구단과 마찰을 빚었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 웨이드는 팻 라일리 사장과 관계가 틀어졌고, 끝내 이적을 선택했다. 이후 웨이드는 시카고와 클리블랜드를 전전했지만 부상과 노쇠화, 다른 선수들과의 불화로 힘든 타향살이를 해야 했다.

올해 2월 마이애미로 돌아온 웨이드의 경기력은 ‘플래시’라 불리던 예전과는 차이가 컸다. 그는 21경기에서 평균 12득점을 올렸으며 PER(선수효율성지표)과 TS(슈팅효율성지표)는 데뷔 이후 가장 낮았다. 만 36세라는 나이에 고질적인 무릎 부상까지 안고 있는 웨이드가 히트에 큰 전력이 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만 팬들은 여전히 그가 중요한 순간 ‘한 방’을 보여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웨이드는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팀 내 최다득점(28득점)을 올렸으며, 4점 차이로 석패한 4차전에서도 25득점을 올리며 팀을 이끌었다. 또한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이자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베테랑에 속하는 웨이드의 존재는 히트 선수단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웨이드는 2년차 신인 뱀 아데바요가 성장하고 하산 화이트사이드가 불안한 멘탈을 다잡는데 멘토 역할을 해 줄 수 있다.

웨이드는 17일(한국시각) 자신의 유튜브 공식 계정에 ‘원 라스트 댄스’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그는 10여분에 달하는 시간 동안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싶었던 것과 점점 커지는 체력적 부담 등 선수생활을 이어가는데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담담하게 토로했다. 그러나 맺음말은 역시 “마이애미에서 1년 더 뛸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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