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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정상회담 결산②] 미국 반대여론 극복이 비핵화·종전 ‘관건’
2018. 09. 20 by 은진 기자 jin9eun@sisaweek.com
미국 국내외적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에 따라 북미관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시스>

[시사위크|평양공동취재단=은진 기자] 9월 평양공동선언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구체적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도 평양 정상회담의 결과에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기 때문에 남북미 3국의 이해관계가 맞닿아있는 종전선언이 머지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한·미 전문가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여건에 따라 북미관계 상황도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20일 남북정상회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평양 정상회담 결과와 향후 전망’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평양공동선언의 의미와 남북정상회담 이후 전망에 대한 견해를 공유했다. 토론회에는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팀 셔록 미국 탐사보도 전문기자,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 국장, 우정엽 세종연구소 외교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이번 평양공동선언의 의미를 높게 평가했다. 김 교수는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처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졌고 남북이 앞으로 가는 길의 궤도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중재자, 촉진자의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계속 지속되길 바라고 있다. 시작이 좋고 위대한 도약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셔록 기자는 “북한은 미사일, 발사대 폐쇄를 얘기하고 영변 시설 폐기를 고려하겠다 했지만 미국의 조치를 원한다는 얘기를 했다. 이런 표현들이 굉장히 조심스럽고 면밀하게 고안된 것 같다”며 “(북한은) 싱가폴 선언에서의 원칙들이 준수되길 기대하는 것 같다. 북미관계 개선과 평화 프로세스를 한반도에 정착시키자는 원칙을 계속해서 원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을 기대하고 정전협정에서 종전선언으로 나아가길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트럼프의 정치적 위기가 한반도 문제 변수 될 수도”

특히 미국 전문가들은 미국 내 정치적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6일 예정된 중간선거를 앞두고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등 정치적 위기에 직면해있는 상황이다. 또 미국 국무부와 국방산업계는 물론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여론이 상당하다.

셔록 기자는 “워싱턴 내에서도 (북한과 트럼프의 관계에 대해) 반대세력이 굉장히 크다. 북미관계 정상화에 대한 반대파가 정말 많다. 북한이 어떤 조치를 취하든 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전체적인 협의(의 의미) 자체를 끌어내리려고 하는 시도들이 당연히 있다. 심지어 민주당도 (대북문제에 있어서) 강경파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고 있다”고 미국 내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많이 나오고 있다. 너무 빨리 진도를 나가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북한이 남한과 함께 하나의 국가를 이루고 있는지, 북한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정부인지에 대한 아주 다양한 견해가 있다”며 “현실적으로는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말 강력한 반대가 있고 (대북) 상황이 더 이상의 진전을 이루지 않길 바라며 북한의 긍정적인 측면조차 허용하고 싶지 않아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한반도의 평화에 대해 반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는 (여론이) 굉장히 한쪽으로 치우친 상황”이라며 “미국 미디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국의 인물이 필요하다. 북한 관련한 시민단체(NGO) 등이 워싱턴에 주재하면서 메시지 전달을 강력하게 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며 “노무현 정권 때 일했던 CSI 출신 마이클 그린은 이른바 ‘좌파’에 대해 ‘청와대의 탈레반’이라고 얘기를 했었다. 이게 바로 (미국의) 보수우파의 견지를 보여준다. 때문에 한반도의 현실에 대한 목소리가 미국 언론에 닿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위한 북미정상회담을 중간선거 전에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미국 국내정치에도 이 부분이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과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대규모 합의)을 할 수 있다”며 “중간선거 4~5일 전에 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전체 언론이 이 뉴스를 계속 실시간으로 하루종일 보도할 것이기 때문에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긍정적인 (트럼프) 자신의 이미지를 홍보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