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배우 조승우와 손예진, 조인성이 2003년 개봉한 영화 ‘클래식’(감독 곽재용) 이후 15년 만에 추석 극장가 대전에서 경쟁자로 조우한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동지에서 적으로 만났다. 2003년 개봉한 영화 ‘클래식’(감독 곽재용)에서 호흡을 맞췄던 조승우·조인성·손예진이 추석 극장가 대전에서 경쟁자로 조우한다. 풋풋했던 신인 시절을 함께 보낸 세 배우는 15년이 지난 후 성수기 극장가를 책임지는 ‘대배우’로 성장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한국 영화 대작 세 편이 지난 19일 동시 개봉했다. ‘명당’(감독 박희곤), ‘안시성’(감독 김광식), ‘협상’(감독 이종석)이 그 주인공. 세 작품 모두 100억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일 뿐 아니라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쟁쟁한 라인업, 탄탄한 스토리 등으로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각 영화의 주연배우 조승우·조인성·손예진의 대결 구도다. 세 사람은 신인시절 멜로 영화 ‘클래식’으로 함께 호흡한 바 있다. ‘클래식’은 1960~70년대와 현재라는 30여 년의 시간차를 넘나들며 보여주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클래식’은 개봉 당시 흥행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입소문을 타면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세련된 연출로 옛 추억의 향수를 자극하고, 순수하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내 한국 멜로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승우와 손예진, 조인성이 함께 호흡을 맞췄던 영화 ‘클래식’ 포스터 <네이버영화>

배우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당시 신인 배우였던 손예진은 과거 속 인물인 주희와 현재의 지혜 역을 맡아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해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으로 그는 제40회 대종상영화제와 제3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준하 역을 맡은 조승우는 절절한 멜로 연기로 주목을 받았고, 탄탄한 연기력에 이어 흥행성까지 갖춘 배우임을 입증했다.

상민 역을 연기한 조인성은 훈훈한 비주얼을 자랑하며 청춘스타 반열에 올랐다. 손예진과 조인성이 함께 빗속을 뛰는 장면은 영화 OST ‘너에게 난 나에게 넌’과 함께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명장면이다.

조승우도 ‘클래식’ 매치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최근 ‘명당’ 개봉을 앞두고 <시사위크>와 만난 그는 “벌써 15년 전이더라”라더니 “그동안 조인성과 손예진이 정말 최고의 배우가 됐다.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독보적인 배우로 자리매김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우리 셋 모두 힘든 일도 많았을 텐데 잘 버텨왔고, 묵묵하게 잘 걸어왔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세 작품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또 추석 극장가에 한국 영화들이 대거 포진한 것에 대해서도 기쁜 마음을 표했다. 조승우는 “추석에 한국 영화가 ‘물괴’를 포함해 네 편이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은 일인 것 같다”라며 “우리가 잘 돼서 내년 한국 영화 제작편수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고 한국 영화를 향한 애정을 나타냈다.

일단 ‘안시성’ 조인성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안시성’은 지난 20일 13만2,945명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관객수는 28만1,144명이다. ‘명당’이 누적관객수 20만9,884명으로 뒤를 이었고, ‘협상’은 17만3,323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속단은 이르다. 추석 연휴에 진짜 승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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