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작가가 또 하나의 히트작을 추가했다.‘미스터 션샤인’ 포스터 / tvN 제공
김은숙 작가가 또 하나의 히트작을 추가했다.‘미스터 션샤인’ 포스터 / tvN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또 통했다. ‘히트제조기’ 김은숙 작가가 그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히트작을 추가했다.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서다. 방송 초반 역사 왜곡, 남녀주인공의 나이차 논란 등으로 홍역을 앓아야 했지만, 탄탄한 서사와 특유의 필력으로 우려의 시선을 모두 거둬냈다. 어차피 빠지게 될 ‘김은숙 매직’이었다.
 
케이블채널 tvN ‘미스터 션샤인’(연출 이응복, 극본 김은숙)은 지난 7월 7일 첫 방송에서 8.9%의 시청률로 역대 tvN 드라마 첫 방송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계속해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던 ‘미스터 션샤인’은 지난달 30일 방송된 최종회가 평균 18.1%, 최고 20.0%까지 치솟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기록,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기준)

화제성도 높다. 1일 TV화제성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TV화제성 드라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무려 9주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키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미스터 션샤인’이다.

이로써 김은숙 작가는 ‘흥행 불패’ 신화를 이어가게 됐다. 2004년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으로 단숨에 스타작가 반열에 오른 그는 ‘프라하의 연인’(2005), ‘온에어’(2008), ‘시크릿 가든’(2010~2011), ‘신사의 품격’(2012), ‘상속자들’(2013), ‘태양의 후예’(2016) 등 내놓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하며 대체불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tvN 역대 최고 시청률 20.5%를 기록한 ‘도깨비’(2016~2017)로 제53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려 14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는 김은숙 작가의 전성기다. 대부분 로맨틱 작품에서 돋보이는 감각을 자랑했던 그는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첫 사극에 도전,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을 보였다. 방송 초반 ‘친일 미화’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조선의 가슴 아픈 침략의 역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미스터 션샤인’ 속 로맨스도 김은숙 작가의 전작들과 달랐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의병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이병헌(유진 초이 역)과 김태리(고애신 역)의 로맨스를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적절히 녹여냈다. 캐스팅 당시 이병헌과 김태리의 20살이라는 나이차가 논란이 됐지만, 베일을 벗자 유진과 애신의 로맨스는 흔한 키스신 없이도 깊었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전작들에서 ‘신데렐라 스토리’를 반복해왔던 김은숙 작가가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사대부 영애 고애신과 호텔 글로리 사장이자 젊은 미망인 쿠도 히나(김민정 분)는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인물로 독립적인 여성상을 제시했다. 두 사람뿐 아니라 다수의 여성들이 의병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섰다. ‘미스터 션샤인’ 속 여성 캐릭터들은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거나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흔한 드라마 속 여주인공과 달랐다.

신데렐라 스토리, 비슷한 캐릭터 설정 등 식상한 스토리텔링을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김은숙 작가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스펙트럼을 확장시켰다. 진화를 멈추지 않는 김은숙 작가. 그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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