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뉴시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뉴시스

[시사위크|부산=이영실 기자] 화합과 도약, 그리고 정상화.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4년간의 진통을 끝내고,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4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개막식이 열렸다. 부산국제영화제는 2014년 영화 ‘다이빙벨’ 상영 이후 이용관 집행위원장 해촉되고 이에 반발한 영화인들이 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진통을 겪었다. 지난해까지 정치적 풍파를 겪었던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이용관 이사장과 전양준 집행위원장의 복귀와 영화인들의 보이콧 철회로 4년 만에 정상화됐다.

정상화 원년을 맞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레드 카펫 행사에는 국내외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개막식 사회자로 나선 배우 김남길·한지민을 비롯해 윤여정·안성기·김희애·김해숙·이하늬·현빈·장동건·유연석·남주혁 등이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등장, 개막식의 열기를 더했다. 

본격적인 개막식은 음악 감독 사카모토 류이치의 피아노 공연으로 시작됐다. /뉴시스
본격적인 개막식은 음악 감독 사카모토 류이치의 피아노 공연으로 시작됐다. /뉴시스

본격적인 개막식은 음악 감독 사카모토 류이치의 피아노 공연으로 시작됐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마지막 황제’(1986)로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영화음악의 거장. 이날 사카모토 류이치는 개봉을 앞둔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 OST와 ‘마지막 황제’ OST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를 연주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이번 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The Asian Filmmaker of the year)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영광스러운 상을 받아 감사하다”면서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려고 한다.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가 음악 감독을 맡은 영화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는 이번 영화제 오픈시네마에 초청됐다. 그는 대해 “이 작품이 부산영화제에 소개된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폭력에 의한 지배가 없어지길 기원한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과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공동으로 개막 선언을 했다. 당초 오거돈 부산시장을 포함 3인이 개막선언을 할 예정이었으나, 오 시장의 평양 방문으로 불발됐다. 오 시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정상화와 새로운 도약을 기원했다.

개막작은 윤재호 감독의 ‘뷰티풀 데이즈’(Beutiful Days)가 선정됐다.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자(이나영 분)와 14년 만에 그를 찾아 중국에서 온 아들 젠첸(장동우 분),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그의 숨겨진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단편과 다큐멘터리로 두각을 나타낸 윤재호 감독의 첫 장편 영화이자, 배우 이나영의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폐막작은 홍콩 원화평 감독의 ‘엽문 외전’이다.

열흘간의 축제를 시작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79개국에서 출품한 323개의 작품이 상영된다. 초청작 323편 중 월드프리미어 부문 115편(장편 85편, 단편 3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부문 25편(장편 24편, 단편 1편), 뉴커런츠 상영작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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