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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지진 참사①] 뒤틀린 땅 덮친 쓰나미… ‘아비규환’
2018. 10. 07 by 김민성 기자 sisaweek@sisaweek.com
인도네시아 팔루에서 발생한 강진과 쓰나미로 1,600여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한 남성이 지진과 쓰나미로 숨진 아이의 시신을 안고 걸어가고 있는 모습. / AP, 뉴시스
인도네시아 팔루에서 발생한 강진과 쓰나미로 1,600여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한 남성이 지진과 쓰나미로 숨진 아이의 시신을 안고 걸어가고 있는 모습. / AP,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인도네시아가 사상 최악의 지진과 쓰나미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월 7일 현재 사망자수만 1,60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실종자수도 1,000명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마저도 추정치다. 피해 집계가 되지 않은 지역이 많아 앞으로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진과 쓰나미 발생 후 열흘이 지난 현재까지도 도시기능 마비로 구호 작업은 좀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구호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재앙 앞에서 속수무책인 상황이라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 1,600여명 사망… 피해규모 커질 듯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은 지난 9월 28일(현지시각). 당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오후 6시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북부 지역에서 규모 7.5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초기에 지진의 규모를 7.7로 발표했다가 7.5로 내려 잡았다). 진원의 깊이는 약 10km이며 진앙은 인구 28만명의 도시인 팔루에서 북쪽으로 약 80km 떨어진 곳이다.

설상가상 몇 시간 만에 쓰나미가 밀어닥쳤다. AP는 “이날 밤 술라웨시섬 주도 팔루 일대에서 높이 약 3m의 쓰나미가 발생했다”는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의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대변인의 발표를 전했다. 쓰나미는 진앙에서 약 80㎞ 떨어진 도시 팔루를 비롯해, 팔루와 인접한 동갈라까지 피해를 입혔다.

지난 9월 28일 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북부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했고 이후 3미터가 넘는 쓰나미가 발생했다. 열흘 가까이 지난 현재 사망자수만 1,60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 뉴시스
지난 9월 28일 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북부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했고 이후 3미터가 넘는 쓰나미가 발생했다. 열흘 가까이 지난 현재 사망자수만 1,60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 뉴시스

이날 인도네시아 TV에서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피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방영됐다. 누군가 휴대폰으로 촬영한 해당 영상에는 공포에 찬 당시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섬도시는 순식간에 쑥대밭으로 변했다.

현지언론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술라웨시섬에서는 규모 6.1 등 이날만 규모 5.0 이상 지진이 5차례나 이어졌으며, 이후로도 200회 이상이 여진이 발생했다.

당초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를 수십명 수준으로 발표했었다. 하지만 날이 밝고 재난 피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식당과 가옥들은 모두 폐허로 변했고, 쓰나미에 쓸려 내려온 시신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AP는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이 술라웨시섬 지진 및 쓰나미에 의한 사망자 집계를 6일 현재 1,649명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 대변인은 “이번 지진으로 사망자는 거의 대부분 현지 주민이며, 피해지역에 있던 외국인 120명 중 119명이 구조됐고, 팔루 시내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1명이 유일한 외국인 사망 사례”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전날까지 113명이던 실종자수도 265명으로 정정 발표했다. “많은 사람들이 진흙과 건물 잔해에 매몰돼 실종자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내용도 이어졌다. 이 밖에 병원에서 치료 중인 부상자 수는 2,500여명이며, 이재민 수는 7만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중부 술라웨시 섬 팔루 일대에 28일 규모 7.5 지진과 쓰나미가 강타했다. 이슬람 사원과 주변지역이 물에 잠겼고, 살아남은 피해자들은 당장 사용할 가재도구와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지만 인력이 태부족인 상황으로 알려진다. / AP, 뉴시스
인도네시아 중부 술라웨시 섬 팔루 일대에 28일 규모 7.5 지진과 쓰나미가 강타했다. 이슬람 사원과 주변지역이 물에 잠겼고, 살아남은 피해자들은 당장 사용할 가재도구와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지만 인력이 태부족인 상황으로 알려진다. / AP, 뉴시스

◇ 도로와 통신 끊겨, 피해 복구·구조 난항

복구 작업이 더뎌지면서 피해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국과 호주를 비롯한 전 세계 20여 개국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도로나 전화선 등 인프라 파괴 등으로 피해 지역에 접근 자체가 어려운 상태라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피해지역 곳곳엔 지금도 당시 처참한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비바람만 겨우 막을 정도의 남루한 천막에 대피한 이재민들을 비롯해 무너진 잔해더미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 모습이 외신 보도를 통해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 이에 전염병 확산 등의 2차 피해 우려도 있다.

현재 영국과 호주를 비롯한 전 세계 20여 개국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도로나 전화선 등 인프라 파괴 등으로 피해 지역에 접근 자체가 어려운 상태라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AP, 뉴시스
현재 영국과 호주를 비롯한 전 세계 20여 개국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도로나 전화선 등 인프라 파괴 등으로 피해 지역에 접근 자체가 어려운 상태라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AP, 뉴시스

구호물품 지원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도로와 통신이 끊겨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들이 피해 지역으로 진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나마 구호물품을 지원받은 사람은 극히 일부뿐이다. 식량과 식수·의약품·연료 등이 모두 턱없이 부족한 실정으로,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때문에 곳곳에서 약탈이 자행되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화산과 지진 활동이 왕성해 ‘불의 고리’라고 부르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 크고 작은 지진이 잦다. 지난 2004년 12월에는 인도네시아 서부 수마트라에서 일어난 규모 9.1의 강진이 부른 쓰나미로 10여개 국가에서 약 23만명이 숨졌다. 7월과 8월에도 수차례 강진이 발생해 당시 600명 가깝게 숨지고 42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번에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로 약 7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앞으로 지원이 필요한 이재민 수가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