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많은 사건과 논란이 있었던 2018 KBO 정규리그가 이번 주말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아시안게임 이후 잠시 주춤해진 야구열기는 가을야구를 통해 다시금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시사위크>는 올 시즌 정규리그를 정리해보기로 했다. 가을야구에 밀려 잊히기 전에 2018년 정규리그를 돌아본다.

kt 위즈는 기대와 달리 올 시즌에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뉴시스
kt 위즈는 기대와 달리 올 시즌에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지난 12일, 기아 타이거즈가 롯데 자이언츠를 꺾고 마지막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은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 넥센 히어로즈, 기아 타이거즈 등 5팀만 가능해졌다.

가을야구에 초청받지 못한 나머지 다섯 팀의 면면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예상됐던 팀도 있고 그렇지 않은 팀도 있다. 이들은 왜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한 것일까.

◇ 결국 제자리 찾아간 kt 위즈, 희망을 본 삼성 라이온즈

먼저, 지난해 나란히 최하위를 차지했던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도 가을야구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결과는 그대로였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황재균을 영입하며 탈꼴찌는 물론 중상위권 도약을 노렸던 kt 위즈는 출발이 좋았다. 강백호라는 ‘괴물 신인’의 놀라운 등장과 한층 강력해진 타선을 앞세워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서서히 순위가 내려가기 시작해 6월 들어 9위까지 추라한 kt 위즈는 급기야 9월엔 NC 다이노스에게 추월을 허용하며 꼴찌로 내려앉았다. 결국 시즌 막판 처절한 꼴찌싸움을 벌이고 있다. 13일 벌어지는 마지막 경기를 통해 꼴찌가 가려질 전망이다. 또 다시 꼴찌를 기록한다면 창단 후 4년 연속 꼴찌라는 최악의 불명예를 쓰게 된다. 행여나 꼴찌를 벗어난다 해도 결코 만족스러울 수는 없는 성적이다.

kt 위즈는 올해도 뒷심 부족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과거에 비해 경험 많은 베테랑이 늘었음에도 신생팀의 티를 벗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홈런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은 고무적이나, 팀타율은 4년째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반면 투수들의 피안타율은 리그에서 가장 높았고, 홈런도 가장 많이 허용했다. 10승 투수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선발진이나 불펜이나 모두 무게감이 떨어진다. 결국 kt 위즈는 올 시즌이 끝난 뒤에도 전력강화라는 해묵은 숙제를 다시 받아들 전망이다.

kt 위즈에 비하면 삼성 라이온즈는 나름 괜찮은 시즌을 보냈다. 비록 가을야구 진출엔 실패했지만, 유력한 꼴찌로 예상됐던 것을 뒤집고 마지막까지 선전을 펼쳤다. 특히 무기력했던 시즌 초반에 비해 갈수록 전력이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빈약해진 공격력은 반드시 보강이 필요하겠지만, 최충연, 양창섭, 최채흥 등 신예 투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는 점은 희망을 갖게 한다.

LG 트윈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했던 김현수를 영입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정작 두산 베어스에게 1승 15패의 굴욕을 당하고 말았다. /뉴시스
LG 트윈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했던 김현수를 영입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정작 두산 베어스에게 1승 15패의 굴욕을 당하고 말았다. /뉴시스

◇ 지갑 열었건만… ‘동병상련’ 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자금을 투입해 전력을 보강하고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는 동병상련을 겪었다.

LG 트윈스는 ‘우승 청부사’ 류중일 감독을 선임하고,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현수를 품에 안으며 우승후보로도 거론됐다. 실제로 LG 트윈스는 9월 20일까지 5위 자리를 지키며 가을야구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시즌 막판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DTD’란 말이 다시 나오게 했다.

공수에 걸쳐 많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두산 베어스에게 당한 굴욕은 이번 시즌 가장 큰 상처로 남았다. 잠실 라이벌인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승 15패의 상대전적을 기록한 것이다.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조금만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면, LG 트윈스는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많은 돈을 쓴 구단이었다. 강민호를 놓치긴 했지만, 손아섭을 붙잡았고 민병헌을 영입했다. 여기에 채태인과 베테랑 이병규까지 가세하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시작부터 삐걱댔다. 봄에 강했던 과거의 모습과 달리 개막 7연패 수렁에 빠지며 다른 구단들보다 뒤처진 채 출발했다. 이후 부지런히 승수를 쌓아 가을야구 경쟁에 합류하는데 성공했지만,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끝난 뒤 재차 8연패 수렁에 빠졌다. 중요한 순간마다 연패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결정적인 순간 긴 연패에 빠지지 않았다면 충분히 가을야구 진출이 가능했다. 연패의 사슬을 끊는 역할을 해줄 베테랑이 많았다는 점에서 더욱 큰 아쉬움이 남는다.

최악의 시즌을 보낸 NC 다이노스는 초대 감독인 김경문 감독과 결별했다. 사진은 유영준 감독대행. /뉴시스
최악의 시즌을 보낸 NC 다이노스는 초대 감독인 김경문 감독과 결별했다. 사진은 유영준 감독대행. /뉴시스

◇ 무너지는 건 순식간, NC 다이노스

창단 첫해부터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더니 이듬해 곧장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했던 NC 다이노스. 그들에게 올 시즌은 첫 위기로 기억될 것이다.

좋은 성적 속에 가려졌던 내부갈등이 결국 폭발했다. 창단 때부터 팀을 맡아온 김경문 감독은 그렇게 씁쓸함을 남긴 채 팀을 떠났다. 활기 넘치던 NC 다이노스는 사라졌고, 지는 것이 익숙한 팀이 됐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매서웠던 방망이는 물방망이가 됐고, 마운드도 흔들렸다. 늘 좋은 성과를 남겼던 용병농사도 올해는 흉작이었다. 온갖 좋지 않은 기록을 올 시즌 모두 갈아치웠을 정도로 최악의 한해였다.

일찌감치 희망을 잃은 NC 다이노스는 선수단을 정리하며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시즌이 끝나면 새로운 감독 선임 등 숙제가 많다. 과연 다음 시즌엔 어떤 행보를 보여주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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