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앤써니 데이비스가 시즌 첫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32득점과 16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작년 정규시즌 1위였던 휴스턴을 꺾었다. /뉴시스‧AP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앤써니 데이비스가 시즌 첫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32득점과 16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작년 정규시즌 1위였던 휴스턴을 꺾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여름 내내 비축해뒀던 힘을 쏟아내는 것 같은 경기력이다. 선수랭킹 상위권에 포진한 선수들이 기대에 부합하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개막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시즌 최고의 선수를 뽑는 MVP 레이스도 벌써부터 시동이 걸렸다.

스타트는 스테판 커리가 끊었다. 16일(현지시각) 열린 오클라호마시티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32득점‧8리바운드‧9어시스트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탐슨‧듀란트 등 팀 동료들이 다소 부진한 가운데 올린 성적이어서 더 값진 성과였다. 2014/15시즌과 15/16시즌에 연달아 MVP를 수상했던 커리는 이제 케빈 듀란트에게 1옵션 역할을 넘겨준 모습이지만, 필요할 때는 여전히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다. 다만 선수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는 농구가 장점인 골든 스테이트의 특성상 커리가 다시 MVP 수상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지는 미지수다.

22개 팀이 경기를 가진 17일(현지시각)에는 ‘에이스’ 칭호를 달고 있는 선수들이 돋보이는 경기력을 과시했다. 가장 먼저 나선 것은 밀워키의 야니스 아테토쿰보였다. 켐바 워커가 41점을 폭발시킨 샬럿 호네츠를 상대로 25득점‧18리바운드‧8어시스트를 올리며 1점차 신승을 이끌었다.

뉴올리언스의 앤써니 데이비스도 이에 질세라 기어를 올렸다. 휴스턴과의 경기에서 상대 센터인 클린트 카펠라를 압도하며 32득점‧16리바운드‧3스틸‧3블락을 기록했다. 개인공격뿐 아니라 팀플레이도 훌륭했다. 데이비스가 이날 올린 8개의 어시스트는 자신의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한편 북부에서는 조용한 경쟁자가 예비 MVP 대열에 합류했다. 카와이 레너드가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뛴 첫 경기에서 24득점‧13리바운드를 올리며 홈팬들의 뜨거운 환영인사에 보답했다.

워낙 괴물 같은 기록을 낸 경쟁자들이 많다보니 일견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성적이지만, 레너드에겐 데이비스와 아테토쿰보가 갖지 못한 이점이 있다. 토론토 랩터스가 뉴올리언스나 밀워키보다 더 강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16/17시즌의 러셀 웨스트브룩과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MVP는 리그 최상위권 팀의 에이스에게 돌아간다. 레너드가 이날과 같은 퍼포먼스를 시즌 마지막까지 유지하면서 토론토가 동부지구 1위에 오른다면 레너드의 MVP 수상은 충분히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다.

반면 지난 시즌 MVP 수상자인 제임스 하든은 자존심을 구겼다. 15개의 슛을 던져 6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으며 경기 또한 패배했다. 최종 성적은 18득점‧10어시스트‧9리바운드로 트리플더블에 근접하기는 했으나, 휴스턴의 에이스에게 기대하던 결과물은 아니었다.

설욕의 기회는 빨리도 찾아왔다. 휴스턴은 20일(현지시각) LA 레이커스와 경기가 예정돼있다. 이미 네 개의 MVP 트로피를 가지고 있으며, 이번 시즌에도 MVP 레이스에 이름을 올릴 것이 분명한 르브론 제임스의 팀이다. 내년 봄에 서부지구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될 지도 모르는 레이커스를 상대로 하든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는 ‘휴스턴 위기론’은 힘을 잃을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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