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가을야구에 진출한 한화 이글스.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그들은 고척돔에 희망을 걸고 있다. /뉴시스
11년 만의 가을야구에 진출한 한화 이글스.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그들은 고척돔에 희망을 걸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11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 이글스가 배수의 진을 쳤다. 홈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대전에서 치른 1·2차전을 모두 내주며 이제 지면 끝나는 상황이 됐다. 오로지 승리만 생각하고, 바라봐야 하는 한화 이글스다.

축 처진 분위기와 기대보단 절망에 훨씬 가까운 확률 등 한화 이글스를 둘러싼 여건은 최악이다. 하지만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비록 상대의 홈구장이지만, 고척돔에 희망을 걸어볼만하다.

우선, 넥센 히어로즈는 홈팬의 규모나 열기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우선, 비교적 역사가 짧다. 서울의 오랜 야구팬들은 어린 시절 혹은 젊은 시절부터 응원해온 두산 베어스 또는 LG 트윈스의 팬들이다.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하며 넥센 히어로즈를 응원하는 팬도 크게 증가했으나, 최근엔 다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장석 전 대표의 비리와 뒷돈 트레이드 파문, 그리고 조상우·박동원의 성폭행 혐의까지 발생하면서 팬들이 등을 돌렸다.

때문에 고척돔에서는 원정팬들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더 큰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울에 거주하는 지방 출신 야구팬들이 넥센 히어로즈 팬보다 많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준플레이오프 3·4차전 역시 같은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원정이지만, 홈 못지않은 응원과 경기장 분위기 등에 업을 수 있는 것이다.

고척돔에 강했던 선수들이 적지 않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올 시즌 고척돔에서 4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한화 이글스 선수는 무려 5명에 달한다.

가장 강했던 선수는 하주석. 그는 올 시즌 고척돔에서 25타수 11안타 2홈런으로 타율 0.440를 기록했다. 김태균과 양성우는 나란히 21타수 9안타 타율 0.429를 기록했고, 호잉 역시 34타수 14안타 타율 0.412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호잉은 14개의 안타 중 홈런 2개, 2루타 6개, 3루타 1개 등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뽐낸 바 있다. 강경학은 고척돔에서 3경기 밖에 소화하지 않았지만, 10타수 4안타로 4할 타율 5인방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비록 4할까지 기록하진 못했지만, 이성열 역시 고척돔에서 타율 0.385, 홈런 2개 등을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선발투수의 중책을 맡은 장민재 역시 고척돔에서의 기억이 좋다. 올 시즌 고척돔에서 3차례 구원등판해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3이닝에 10타자만 상대했지만, 안타는 딱 1개만 내줬고 9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또한 송은범, 박상원, 김범수 등 불펜요원들도 고척돔에서 올 시즌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은 바 있다.

한화 이글스는 2연패의 충격을 딛고 고척돔에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11년 만의 가을야구가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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