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은 올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무패행진을 달리며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뉴시스·AP
리버풀은 올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무패행진을 달리며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첼시, 맨체스터 시티, 심지어 레스터 시티와 블랙번까지 성공했지만, 리버풀은 하지 못한 것이 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이다.

리버풀은 영국 축구 역사상 1부리그 우승을 두 번째로 많이 차지한 구단이다. 1900-01시즌 첫 우승을 시작으로 18번이나 1부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라이벌 맨유가 2010-11시즌 19번째 1부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최다 우승 구단 타이틀을 빼앗아가기 전까지 꽤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은 없는 리버풀이다.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것은 1992년. 리버풀의 마지막 1부리그 우승은 1989-90시즌이었다. 명문구단이란 자부심이 상당한 리버풀의 아픈 구석이 아닐 수 없다.

몇 차례 절호의 기회가 찾아오기도 했다. 2001-02시즌, 2008-09시즌, 2013-14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특히 2013-14시즌은 고작 승점 2점 차이로 맨시티에 우승컵을 내줬다.

이러한 리버풀에게 올 시즌은 다시 한 번 찾아온 절호의 기회다. 모처럼 믿음직한 감독 아래 재능 넘치는 선수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진출했던 전력에 추가 보강까지 이뤄진 상태다.

공격진엔 프리미어리그 득점 신기록을 세운 살라를 중심으로 마네, 피르미누 등이 여전히 건재하다.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도 지난 겨울 영입한 반 다이크가 좋은 선택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많은 돈을 들여 새로 영입한 골키퍼 알리송도 지난 날의 악몽을 잊게 해준다. 중원에 가세한 케이타, 파비뉴, 샤키리 등도 리버풀의 전력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준수한 전력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리버풀은 올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무패행진을 달리며 8승 2무 승점 26점을 기록 중이다. 20득점-4실점으로 내용도 훌륭하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맨시티라는 극강의 존재다. 리버풀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성적을 내고도 현재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8승 2무 무패행진을 달린 맨시티가 골득실에서 앞서있기 때문이다.

결국 리버풀이 올 시즌 사상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맨시티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맞대결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리버풀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쉬운 득점 실패나 실점으로 비롯된 무승부 또는 패배가 리그 우승을 놓치게 만들 수 있다.

리버풀은 올 시즌 29년의 세월을 넘어 프리미어리그 첫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초반 10경기를 완벽하게 치러낸 리버풀의 남은 경기 행보도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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