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이 스릴러물로 돌아왔다. 영화 ‘동네사람들’(감독 임진순)을 통해서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마동석이 스릴러물로 돌아왔다. 영화 ‘동네사람들’(감독 임진순)을 통해서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충무로 대표 ‘소배우(소처럼 일하는 배우)’ 마동석이 스릴러물로 돌아왔다. 영화 ‘동네사람들’(감독 임진순)을 통해서다. 쫄깃한 스릴러에 통쾌한 마동석의 액션이 더해졌다. 이 시대가 생각해볼 법한 묵직한 메시지도 던진다. 마동석표 스릴러는 통할까. (*지극히 ‘주관적’ 주의)

◇ 시놉시스

여고생이 사라졌지만 너무나 평온한 시골의 한적한 마을, 기간제 교사로 새로 부임 온 외지 출신 체육교사 기철(마동석 분)은 동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다. 실종된 여고생의 유일한 친구 유진(김새론 분) 만이 친구가 납치된 거라 확신해 사건을 쫓고, 의도치 않게 유진과 함께 사라진 소녀를 찾기 위해 나선 기철은 누군가에 의해 그녀의 흔적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 마동석의 하드캐리 ‘UP’

‘동네사람들’은 여고생이 실종됐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의문의 마을에 새로 부임한 체육교사 기철이 사건의 실마리를 쫓게 되는 스릴러다.

기철은 ‘동네사람들’에서 유일하게 상식이 통하는 ‘어른’으로 활약한다. 여고생이 실종됐지만, 동네 사람들은 아무도 관심이 없다. 담임 선생님조차 “가출한 학생이니 신경 쓰지 말라”라며 불쾌함을 내비친다. 영화 속 무관심한 어른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와 꼭 닮아있어 더 아프게 다가온다. 기철은 실종된 친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유진(김새론 분)을 돕는 든든한 존재이자, 이 시대가 바라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다.

‘동네사람들’ 김새론(위)와 이상엽 스틸컷. /리틀빅픽처스 제공
‘동네사람들’ 김새론(위)와 이상엽 스틸컷. /리틀빅픽처스 제공

‘동네사람들’은 마동석의 강점이자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영화다. 데뷔 후 처음으로 선생님 역을 맡은 그는 짧은 스포츠머리와 험상궂은 인상으로 등장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낸다. 여러 명의 조폭을 단숨에 제압하고, 어떤 공격을 당해도 쓰러지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 잠긴 문은 장애물이 아니다. 부수면 그만일 뿐. 그러나 여고생들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덩어리’ 선생님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허무맹랑한 설정이지만, ‘마동석’이기에 설득이 된다.

김새론과 이상엽도 제 몫을 해낸다. 먼저 김새론은 실종된 소녀를 찾는 마을의 유일한 여고생 유진으로 분해 섬세하고 탄탄한 연기력으로 강인한 여고생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한다. 잘생긴 외모와 수줍은 성격의 인기 미술교사 지성 역을 연기한 이상엽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동네사람들’에서 하드캐리한 마동석 스틸컷. /리틀빅픽처스 제공
‘동네사람들’에서 하드캐리한 마동석 스틸컷. /리틀빅픽처스 제공

▼ 반전도, 새로움도 없다 ‘DOWN’

‘동네사람들’은 마동석이 가진 장점을 잘 활용함과 동시에 지나치게 의존한 듯도 하다. 마동석이 연기한 기철 외의 캐릭터들은 평면적으로 그려진다. 사건과 연관된 악인들도 기존 영화나 드라마 속 나왔던 모습들과 다르지 않아 긴장감을 주지 못한다.

이렇다 보니 신선함도 없다.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과 스토리 전개가 반복되며 진부한 느낌을 준다. 여고생이 실종됐지만 무관심하고 무능력한 교사,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사건을 덮는데 급급한 이사장과 그의 주변인, 뒤를 봐주는 조폭들과 사건을 은폐하려는 경찰까지 기존 한국영화에서 숱하게 보던 내용이다. 반전도 없다. 반전을 주려고 시도는 했으나, 누구나 쉽게 예상 가능한 수준이다.

◇ 총평

익숙한 마동석표 영화다. 강한 자들에게 강하고, 약한 자들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운 마동석의 매력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새로움은 없다. 평면적인 캐릭터들은 극의 몰입을 방해하고, 뻔한 전개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 아쉬움을 준다. 스릴러의 긴장감도 적다. 마동석에게 지나치게 의존한 점이 강점임과 동시에 약점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 마동석표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겠다. 러닝타임 99분, 오는 11월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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