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한국시각) 경기에서 22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주도한 케빈 듀란트. /뉴시스·AP
6일(한국시각) 경기에서 22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주도한 케빈 듀란트.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 케빈 듀란트가 맡고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 야구로 비유하면 마무리 투수와 가까워 보인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한다면 보험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워리어스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나타나 히어로볼(뛰어난 선수 한 명이 공격 포제션을 독점하는 것)의 진수를 보여주는 듀란트에겐 ‘소방수’나 ‘수호신’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6일(한국시각) 열린 멤피스 그리즐리스와의 경기가 대표적이다. 지난 10경기 동안 절정의 컨디션을 뽐내던 스테판 커리가 이날만은 다소 부진했다. 슛 17개를 던져 6개만을 성공시켰으며, 턴오버도 5개나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빅 맨 수비와 공 배급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 드레이먼드 그린이 경기 중 가벼운 발바닥 부상을 당해 14분 만에 벤치로 물러났다. 골든 스테이트는 다소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전반전을 동점으로 마쳤다.

3쿼터는 달랐다. 팽팽했던 승부가 순식간에 20점차로 벌어지며 승부의 추가 워리어스 쪽으로 기울었다. 멤피스가 15점을 기록하는 동안 골든 스테이트가 올린 점수는 34점. 그 중심에는 케빈 듀란트가 있었다. 주특기인 점프 슛을 연달아 터트리며 손쉽게 점수를 쌓았고, 자유투도 모두 적중시켰다. 코트 위 어디서든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듀란트의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경기였다.

10승 1패로 시즌을 시작한 골든 스테이트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는 스테판 커리다. 50%를 넘는 성공률로 경기당 6개의 3점 슛을 터트린 진기록 때문이다. 그러나 존재감만 덜하다 뿐이지 듀란트의 성적도 만만찮다. 오늘 경기 전까지 28.3득점·7.7리바운드·5.9어시스트를 올렸으며 슛 성공률은 56.1%에 달한다. 6일(한국시각) 경기에서는 슛 11개로 22득점을 올리는 효율성의 극치를 선보였다.

워리어스가 11경기를 치른 현재 ‘바스켓볼 레퍼런스 닷컴’은 케빈 듀란트를 MVP 후보 2순위에 올려두고 있다. 가장 유력한 MVP 후보로 지목받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팀 동료인 스테판 커리다. 두 선수의 MVP 경쟁은 커리의 3점 슛 감각이 시즌 마지막까지 유지될지, 그리고 워리어스가 듀란트에게 전권을 넘겨야 할 정도의 접전 승부를 얼마나 많이 치를지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