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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수의 점프볼
‘매너냐 기록이냐’ 머레이의 슛 하나, 어빙의 분노 불렀다
2018. 11. 07 by 하인수 기자 gomdorri1993@naver.com
6일(한국시각)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48득점을 올린 자말 머레이. /뉴시스·AP
6일(한국시각)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48득점을 올린 자말 머레이.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덴버 너겟츠가 6일(한국시각) 보스턴 셀틱스마저 잡아냈다. 현재 성적은 9승 1패.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이라던 당초 예상을 깨고 서부지구 2위로 올라섰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48득점을 폭발시킨 자말 머레이였다. 3점 슛 5개를 포함해 19개의 슛을 63.3%의 성공률로 터트리며 보스턴 수비를 무너뜨렸다. 그러나 머레이는 경기 종료 직전 던진 한 개의 슛 때문에 완벽했던 하루에 오점을 남겼다.

슛 자체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머레이 앞에 서 있던 카이리 어빙의 분노를 이끌어내기에는 충분했다. 잔뜩 화가 난 채 덴버 선수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던 어빙은 라커룸으로 돌아가던 길에 농구공을 관중석으로 힘껏 던져버렸다. 이 행동으로 어빙은 벌금 2만5,000달러, 한국 돈으로 2,800만원을 사무국에 납부하게 됐다.

평소 코트 위에서 매너 있는 모습으로 유명했던 어빙이 화를 참지 못한 이유는 간단하다. 승패가 이미 정해진 상황이라면, 경기 종료 직전 마지막 공격권을 가진 쪽은 슛을 던지지 않는 것이 ‘매너’다. 경기종료 10.9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덴버가 8점차로 앞서고 있었고, 공격권까지 가지고 있던 상태였으니 덴버의 승리는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실제로 머레이가 3점 슛을 쏘던 당시 다른 덴버 선수들과 보스턴 선수들은 모두 가만히 서서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ESPN에 따르면 어빙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그런 짓을 하면 공을 관중석에 던질 수밖에 없다”며 머레이에 대한 불만을 다시 드러냈다. 다만 신사다운 성격으로 유명한 선수답게 “머레이는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48점을 올린 것을 축하한다”고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물론 머레이가 승패가 정해진 시점에서 마지막 슛을 쏜 첫 번째 선수는 아니다. 지난 2017/18시즌 중에는 휴스턴과 포틀랜드의 경기에서도 같은 모습이 연출됐다. 당시 휴스턴은 경기 종료 막바지, 크게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포틀랜드의 수비를 뚫고 덩크 슛을 터트렸다. 이를 두고 현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승패가 정해진 상황에서 공격을 시도한 휴스턴이 잘못인가, 그 전에 전력으로 수비한 포틀랜드가 잘못인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즉 수비자는 깨끗이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공격자는 쓰러진 상대에게 마지막 펀치를 날리지 않는 것이 NBA의 불문율인 셈이다.

다만 머레이에게도 할 말은 있다. 한 경기에서 50득점을 올리는 것은 선수 개인으로서 큰 명예다. 또한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겨져 앞으로도 몇 번이고 회자될 사건이기도 하다. “이 선수는 50득점 경기를 몇 번 했다”는 한 선수의 빼어난 득점력을 설명할 때 흔히 사용되는 표현이다. 이날 이미 자신의 최다득점 기록을 갱신한 상태였던 머레이가 보스턴 선수들의 심기를 거스르면서까지 슛을 던진 이유다.

NBA 선수 출신으로 현재는 활발한 방송활동을 벌이고 있는 제일런 로즈는 “상대가 50득점을 올리려는 것이 싫다면, 먼저 48점을 올리게 하지 마라”는 말로 머레이의 손을 들어줬다. 머레이가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덴버에게 승리를 안겼기 때문에 가능한 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