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로 예정돼있던 한국시리즈 4차전이 우천취소됐다. /뉴시스
지난 8일로 예정돼있던 한국시리즈 4차전이 우천취소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한국시리즈를 하늘이 막아섰다. 지난 8일로 예정돼있던 4차전이 그치지 않는 비로 결국 취소된 것. 과연 하늘의 뜻은 무엇일까.

3차전까지 기세를 높이고 있던 쪽은 SK 와이번스다. 1차전 승리로 기선을 제압한 SK 와이번스는 2차전 패배로 분위기를 빼앗길 수 있었으나 3차전을 다시 잡아내며 유리한 고지에 섰다. 반면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란 말이 나올 정도로 가벼운 승리가 예상됐던 두산 베어스는 좀처럼 정규리그에서의 위용을 되찾지 못한 채 위기에 몰렸다.

이런 가운데 내린 비는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까. 비를 향한 두 팀의 셈법은 완전히 엇갈린다.

먼저 SK 와이번스다. 3차전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보다 휴식의 달콤함이 크다. SK 와이번스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끝장 승부’를 펼치고 올라온 바 있다. 5차전, 그리고 연장전까지 간 치열한 승부였다. 특히 선발투수로 나설 예정이었던 김광현이 하루 더 휴식일을 갖고, 불펜에 가중되고 있던 부담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반갑다.

두산 베어스도 비가 싫지 않다. 두산 베어스는 당초 4차전 선발투수로 신예 이영하를 내세울 예정이었다. 올 시즌 준수한 활약을 펼친 이영하지만, 상대 선발투수 김광현과의 맞대결에선 아무래도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다. 그런데 때마침 내린 비로 두산 베어스는 ‘에이스’ 린드블럼을 내보낼 수 있게 됐다. 자칫 1승 3패의 벼랑 끝에 몰릴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보다 일찍 에이스를 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뜻밖의 부상을 당한 김재환을 조금이나마 더 지켜볼 수 있게 됐다는 점도 다행이다. 물론 김재환의 회복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비가 선물한 하루 덕분에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변수가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는 결국 결과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 결과를 가르는 최대 분수령은 비가 그친 뒤 열릴 4차전이 될 전망이다. 하늘이 내려준 비는 과연 누구를 위한 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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