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윙키즈’(감독 강형철)가 연말 극장가를 들썩이게 만들 수 있을까. 도경수 스틸컷. / NEW 제공
영화 ‘스윙키즈’(감독 강형철)가 연말 극장가를 들썩이게 만들 수 있을까. 도경수 스틸컷. / NEW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한국전쟁’이라는 가장 슬픈 역사와 ‘춤’이라는 가장 신나는 소재가 만났다. 여기에 배우들의 뜨거운 열정이 더해졌다. 풍성한 볼거리와 폭발적 퍼포먼스를 예고한 영화 ‘스윙키즈’(감독 강형철)가 연말 극장가를 들썩이게 만들 수 있을까.

‘스윙키즈’는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가슴 뛰는 탄생기를 그린 영화다. 한국전쟁 당시 종군 기자 베르너 비숍(Werner Bischof)이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복면을 쓴 채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 포로들을 촬영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창작 뮤지컬 ‘로기수’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스윙키즈’는 강형철 감독의 신작이다. 강 감독은 데뷔작 ‘과속스캔들’(2008년)로 824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아 그해 최고 스코어를 기록, ‘흥행 스캔들’을 일으킨 데 이어 ‘써니’(2011, 736만 명)로 전 국민의 추억을 소환한 바 있다. 또 ‘타짜-신의 손’(2014, 401만 명)을 통해서는 젊은 감각의 속도감 있는 연출로 시리즈에 새로운 매력을 불어넣어 호평을 받았다.

4년 만에 돌아온 강형철 감독은 12일 진행된 ‘스윙키즈’ 제작보고회에서 “모두가 싸우고 미워하는 시대에 춤으로 행복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타짜-신의 손’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그는 “우리가 사는 나라의 이념 문제, 남북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며 “지인의 소개로 뮤지컬 ‘로기수’를 보게 됐는데, 그 안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넣을 수 있겠다 싶어서 망설임 없이 선택하게 됐다”고 ‘스윙키즈’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스윙키즈’ 로기수 역은 그룹 엑소 멤버 겸 배우 도경수가 맡았다.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와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까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고 잇는 도경수는 강형철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로 캐스팅됐다. 강 감독은 “진짜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면서 “처음 미팅하는 자리에 도경수가 앉아있었는데, 그냥 로기수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다른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라며 “이미 주인이 와있는데 다른 생각이 필요하겠나 싶었고 촬영하면서 더 확신했다. 매 컷마다 로기수가 앞에서 놀고 있었고 나는 별로 할 일이 없었다”고 극찬했다. 

강 감독의 말처럼 도경수는 캐릭터를 위해 체중 감량과 삭발 등 외형적인 변신은 물론 북한 사투리 연기까지 도전했다. 여기에 고난도 탭댄스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것으로 전해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도경수는 “삭발이나 체중 감량은 캐릭터를 위해 당연히 한 것”이라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도경수는 “탭댄스 준비를 많이 했다”면서 “지금 가수로서 춤을 추고 있는 것과 다른 춤이라 많은 준비를 했고, 힘든 점도 있었지만 너무 재밌었다. 하나의 악기를 배우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북한 사투리 연기에 대해 “처음에는 너무 낯설었다”라며 “북한어 선생님이 계셨는데 너무 잘 알려주시고 포인트도 잘 뽑아주셔서 편했고, 촬영하면서 점점 익숙해졌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스윙키즈’ 김민호 박혜수 오정세 스틸컷. / NEW 제공
(왼쪽부터) ‘스윙키즈’ 김민호 박혜수 오정세 스틸컷. / NEW 제공

강형철 감독은 ‘과속스캔들’ 박보영, ‘써니’ 심은경·천우희·민효린 등 재능 있는 신예 여배우를 발탁하며 ‘프로발굴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번 ‘스윙키즈’에서는 새로운 뮤즈로 배우 박혜수를 캐스팅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혜수는 ‘스윙키즈’에서 댄스단의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 역을 맡았다.

강 감독은 박혜수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 “고전적인 미인이 필요했고 남자들이 일으킨 전쟁에서 생계를 이어가야 했던 할머니들의 젊은 시절을 소환하고 싶었다”면서 “그 역할에 박혜수가 가장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박혜수는 ‘스윙키즈’에서 수준급 노래 실력과 외국어 실력 등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는 후문이다. 다양한 언어를 소화한 것에 대해 그는 “다행히 영어와 중국어를 조금씩 할 수 있어서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어 “옛날 영어의 느낌을 내고 싶었다”라며 “얼핏 들으면 한국어 같을 정도로 구수한 맛을 살려서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배우 오정세도 ‘스윙키즈’에 함께 한다. 스윙키즈 댄스단의 유일한 사랑꾼 강병삼으로 분한 그는 아내를 향한 그리움과 아픔을 웃음 속에 감춘 캐릭터를 인간미 넘치게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정세는 강형철 감독과 ‘타짜-신의 손’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다. 그는 “강형철 감독은 든든하고 믿음직스럽고 천군만마 같은 분”이라며 “시나리오가 너무 탄탄하고 재밌다. 현장에서 어떻게 찍을까 궁금하고, 어떻게 구현할까도 궁금한데 결과물을 보면 ‘미쳤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스윙키즈’도 아직 보지 못했지만, 예고편 보면 이번에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덧붙이며 감독을 향한 강한 신뢰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도경수와 박혜수, 그리고 오정세 외에도 ‘스윙키즈’에는 기대를 모으는 히든카드가 있다. 신인 배우 김민호와 미국 브로드웨이 댄서이자 배우 자레드 그라임스가 그 주인공. 먼저 김민호는 댄스단의 영양실조 실력파 샤오팡 역을 맡아 대체불가 댄스 실력과 풍성한 표정 연기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낼 예정이다. 강형철 감독은 김민호에 대해 “우리 영화의 비밀 병기”라면서 “아직은 신인이라 모르겠지만, 영화가 개봉하고 난 후에는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스윙키즈’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자레드 그라임스(왼쪽)과 도경수 스틸컷. / NEW 제공
‘스윙키즈’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자레드 그라임스(왼쪽)과 도경수 스틸컷. / NEW 제공

자레드 그라임스의 출연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위한 공연의 메인 댄서로 활약한 바 있는 자레드 그라임스는 스윙키즈 댄스단의 리더 잭슨 역을 맡아 한국 영화에 최초로 출연한다. 자레드 그라임스는 기존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댄스 퍼포먼스는 물론 배우들과 흥겨운 ‘케미’로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스윙키즈’는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의 시대상을 완벽히 구현함과 동시에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펼쳐지는 스윙키즈 댄스단의 흥과 감동이 폭발하는 퍼포먼스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아낼 예정이다. 특히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재현하기 위해 강원도 삼척에 총 200여 명의 인력을 투입, 3개월에 걸쳐 1만 평 규모의 오픈 세트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형철 감독은 “처음에는 일이 이렇게 커질지 몰랐다”라며 “사진이나 다큐멘터리 등 자료들을 많이 참고했고, 멋지게 구현했다. 이질적인 위화감을 살리고 싶었다. 섞이지 않지만 멀리서 봤을 때는 이상하게 섞여있는 느낌을 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스윙키즈’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화려한 댄스와 함께 적재적소에 흐르는 다채로운 명곡이다. 강 감독은 “음악은 영화에서 또 하나의 배우라고 생각했다”라며 “굉장히 많은 감정을 담고 있고, 한 명의 배우처럼 같이 이끌어주기도 하는 그런 훌륭한 음악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갈 때까지 음악이 세팅돼있다”면서 “영화를 통해 느낀 감정들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스윙키즈’는 ‘한국전쟁’이라는 가장 슬픈 역사와 ‘춤’이라는 가장 신나는 소재의 이질적 조합으로 색다른 재미를 예고한다. 여기에 배우들의 뜨거운 열정이 더해져 연말 극장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도경수는 “‘스윙키즈’는 가슴이 뛰고, 신이 넘치고, 흥이 넘치는 영화”라면서 “기분 좋고 행복한 영화니 기대 많이 바란다”고 덧붙였다.

포로수용소 내 ‘탭댄스단’이라는 색다른 소재에 세대를 관통하는 공감과 재미가 더해진 ‘스윙키즈’는 오는 12월 1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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