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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뉴스
[가짜뉴스 스캔들 ②] ‘루머꾼’이 승리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2018. 11. 15 by 최수진 기자 jinny0618@gmail.com

사실처럼 포장된 그럴듯한 거짓말. 바로 ‘가짜뉴스’다. 날조된 이야깃거리가 대중매체를 거치며 ‘정보’로 뒤바뀐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피해를 입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익을 본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짜뉴스는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진실까지 가려버리는 선동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편집자주]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유포하는 집단은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온라인으로 가짜뉴스를 퍼트린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유포하는 집단은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온라인으로 가짜뉴스를 퍼트린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가짜뉴스는 삽시간에 퍼진다. 그리고 또 다른 가짜뉴스를 만들어낸다. 누군가는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누군가는 이를 묵과한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과 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올리는 플랫폼 모두가 지금의 가짜뉴스를 만든 주범에 해당한다. 이들이 모여 대중을 선동하는 부도덕한 집단인 셈이다.

◇ 목적 있는 가짜뉴스 생산자 ‘스패머’

가짜뉴스가 수면 위로 등장한 시기는 2016년도다. 과거에도 가짜뉴스가 존재하긴 했으나 그 영향력과 파급력은 지금보다 미약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년 전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미국의 주류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지적한 이후부터 가짜뉴스는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됐다.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유포하는 집단은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온라인으로 가짜뉴스를 퍼트린다. 지난 5월 페이스북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짜뉴스를 생산, 배포하는 자를 ‘스패머(spammer)’라고 정의했다. 해로운 내용을 전달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이들의 목적은 다양하다. △개인의 이익 △정치적 이익 △집단의 이익 등이 주된 이유다. 실제 행동경제학을 연구했던 캐스 선스타인(Cass R. Sunstein) 미국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자신의 저서 <루머(On Rumours)>에서 이들 스패머가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목적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교수는 △편협하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목적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목적 △누군가에 해를 입히기 위한 목적 △의혹과 불신을 조장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스패머의 행동을 정의했다. 

선스타인 교수는 “루머를 퍼트리는 목적이 있다”며 “다양한 부류의 루머꾼이 있지만 이들이 보이는 행동 패턴은 유사하다.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행동 패턴 가운데 하나는 다음과 같다. 루머꾼이 어떤 블로그 포스트에다 어떤 사람이나 단체의 행동, 사업계획 혹은 견해에 대해 쓴다. 이 포스트를 읽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어쨌건 그곳에 올려서 세상 사람이 다 볼 수 있도록 해놓는 것이다. 다른 블로거들이 이 포스트를 보고 퍼간다. 근거 없고 말도 안 되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퍼가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이 내용은 꽤 많은 블로그에 등장한다”며 “그렇게 되면 수백, 수천, 혹은 수만명이 그 내용을 보고 사실인 양 받아들이게 된다. 그 루머는 공식적인 뉴스 소스로 흘러들어가게 되고 결국은 해당 개인과 단체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결국 루머꾼은 승리자가 된다”고 강조했다. 

◇ 방치하는 플랫폼, 가짜뉴스 확산의 진원지

스패머들의 주된 활동 무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이다. 실제 활동하는 사용자가 많은 플랫폼이 타깃이다. 대표적으로는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이 있다. 가짜뉴스는 플랫폼이 이를 묵인해주는 만큼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이들 플랫폼이 가짜뉴스 문제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실제 구글과 페이스북은 지금까지도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가짜뉴스 유통을 막지 못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유튜브’에서 가짜뉴스가 유통되고 있다.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가짜뉴스 발생 빈도 역시 증가하는 상황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와이즈앱에 따르면 유튜브의 국내 사용시간은 지난 9월 기준 월 294억분으로 집계됐다. 2016년 9월(170억분) 대비 73% 증가한 수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재단)이 지난 8월 발간한 ‘유튜브 동영상 이용과 허위정보 노출 경험’ 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 사용자들은 이미 가짜뉴스에 노출된 상황이다. 재단에서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가짜뉴스 시청 경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34%는 가짜뉴스라고 판단되는 동영상을 보거나 전달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은 가짜뉴스를 접한 셈이다. 연령대별로는 △20대(39.7%) △60대(36.9%) 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가짜뉴스를 접하는 10명 중 8명은 20대와 60대라는 의미다. 또한, 응답자의 73.8%는 ‘한국 사회에서 유튜브를 통한 허위정보 혹은 가짜뉴스로 인한 문제점은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유튜브를 통한 허위정보 혹은 가짜뉴스로 인해 우리 사회의 분열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응답자 78.9%가 동의했다.

문제는 유튜브의 모기업인 구글이 유튜브에서 유통되고 있는 국내의 가짜뉴스를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유튜브에서 유통되는 동영상 형식의 가짜뉴스에는 광고까지 붙는다. 영상 시작 전 혹은 중간 중간 광고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많게는 5개까지 광고가 들어간다. 결국 유튜브가 가짜뉴스를 방치하면서 광고 수익까지 가져간다는 의미다. 지난 10월 29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됐다. 과방위원들은 “독일이나 유럽에서는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유독 한국에서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들 플랫폼이 지금의 가짜뉴스 사태를 만들었다는 의미인 셈이다. 미국의 통합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켄 윌버(Ken Wilber)는 <진실 없는 진실의 시대(Trump And A Post-Truth World)>를 통해 가짜뉴스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고 말했다. 윌버는 “검색엔진들은 그저 인기와 가장 많은 사용 빈도의 관점에서만 진실을 바라봤다”며 “가치나 사실의 발달 위계에서 바라보지 않았음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인터넷에서 진실은 어떤 역할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페이스북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윌버는 “페이스북은 이제 다른 많은 온라인 뉴스매체들과 더불어 가짜뉴스를 찾아내서 걸러내는 알고리듬을 만들어내야 할 필연성에 직면했다. 하지만 ‘진리는 없다’라는 배경을 고려해볼 때 그 일은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