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가 15일(한국시각) NBA 역대 통산득점 기록에서 5위로 올라섰다. /뉴시스·AP
르브론 제임스가 15일(한국시각) NBA 역대 통산득점 기록에서 5위로 올라섰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르브론 제임스가 30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카림 압둘자바의 득점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까.

LA 레이커스는 15일(한국시각) 열린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의 경기에서 126대 117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4쿼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르브론 제임스가 던진 자유투. 르브론은 이 자유투를 성공시킴으로서 자신의 통산득점 기록을 3만1,420점으로 끌어올렸다. 그가 1960년대의 전설적인 센터 윌트 체임벌린(3만1,419점)을 제치고 NBA 역대 통산득점 5위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현재 통산득점 3만1,425점을 기록하고 있는 르브론의 앞에는 이제 네 명의 선수만이 남아있다. 마이클 조던(3만2,292점)과 코비 브라이언트(3만3,643점), 칼 말론(3만6,928점), 그리고 카림 압둘자바(3만8,387점)가 차례로 그를 기다리는 중이다.

868점이 남아있는 마이클 조던의 기록을 깨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을 듯하다. 르브론은 이번 시즌 경기당 27.6점을 기록하고 있는데, 단순 계산으로 따져보면 32경기가 필요하다. 내년 2월경에는 충분히 조던의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레이커스의 대선배인 코비 브라이언트를 밀어내고 통산득점 3위로 올라서려면 2,219점이 더 필요하다. 68경기가 남은 이번 시즌 안에 코비의 기록을 깨려면 남은 경기에서 32.7점씩 넣어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다. 르브론은 2019/20시즌 초반, 시기상으로는 내년 말에 코비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5,503점을 앞서있는 칼 말론, 그리고 6,962점이 남아있는 카림 압둘자바의 기록을 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르브론이 앞으로 매 경기 25점씩 올린다고 가정하더라도 압둘자바를 가시권에 두려면 2022년이나 돼야 한다. 물론 이미 만 34살의 베테랑인 르브론이 3,4년 뒤에도 지금과 같은 득점력을 유지한다는 가정 자체가 비합리적이지만, 42살까지 코트를 누비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던 압둘자바를 따라잡기 위해선 약간은 무리한 가정이 필요하다. 

변수는 르브론이 앞으로 얼마나 오래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압둘자바의 기록을 깨기 위해선 적어도 LA 레이커스와 맺은 4년 계약이 끝날 때까지는 코트 위에서 충분한 지배력을 발휘해야 한다.

르브론은 최근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혼자 공격을 주도하려고 나서는 대신 팀원들에게 점점 더 많은 것을 맡기고 있으며, 커리어 어느 때보다 3점 슛을 많이 던지고 있다. 체력 부담을 줄여 노쇠화를 늦춘다면 공상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4만득점 고지를 정복하는 것도 꿈은 아니다.

고졸 출신으로 대학을 거치지 않고 프로무대로 직행했다는 점, 선수생활 내내 큰 부상 없이 매년 70~80경기를 소화해왔다는 점, 그리고 전체 커리어를 통틀어 경기당 평균 출전시간이 38분을 넘어서는 강철 체력을 가졌다는 사실은 르브론이 다른 누구보다 많은 득점 기록을 쌓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만들었다. 마지막 과제는 출전시간 조절을 통해 급격한 기량 저하를 방지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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