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소위 ‘대박’을 친 드라마는 모두 케이블채널 tvN에서 나왔다. 몇몇 흥행에 성공한 지상파 드라마(주말극 제외)도 시청률 10%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상파의 최대 위기다. /그래픽=이선민기자
2018년 소위 ‘대박’을 친 드라마는 모두 케이블채널 tvN에서 나왔다. 몇몇 흥행에 성공한 지상파 드라마(주말극 제외)도 시청률 10%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상파의 최대 위기다. /그래픽=이선민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지상파 드라마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2018년 방송가에는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들이 쏟아졌지만, 소위 ‘대박’을 친 드라마는 모두 케이블채널 tvN에서 나왔다. 몇몇 흥행에 성공한 지상파 드라마(주말극 제외)도 시청률 10%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상파의 최대 위기다.

지상파 드라마들이 다양한 콘텐츠와 신선한 소재를 앞세운 케이블 채널에 밀려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야말로 ‘흉년’이었다. 올해 초 종영한 작품부터 최근까지 방송되고 있는 지상파 3사(KBS·SBS·MBC)의 월화수목 미니시리즈는 총 32편이다. 이중 10%의 시청률을 넘긴 드라마는 단 7편에 불과했다.

KBS 2TV는 지난 5월 종영한 월화극 ‘우리가 만난 기적’이 최고 시청률 13.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고, 수목드라마에서는 13.9%의 ‘흑기사’(2017년 12월6일~2018년 2월8일)와 10.7%의 ‘슈츠’(4월25일~6월14일)를 포함해 총 세 편의 드라마가 10%를 넘겼다.

SBS도 KBS 2TV와 마찬가지로 10%대 시청률을 넘긴 드라마는 세 편이었지만, 지상파 3사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종영한 월화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12.5%)와 9월 종영한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11%), 그리고 3월 종영한 수목드라마 ‘리턴’이 17.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리턴’은 올해 방송된 지상파3사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MBC는 최근 종영한 수목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가 유일하게 10%대 시청률을 넘겼다.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KBS 2TV ‘러블리 호러블리’(8월 13일~10월 2일)다. 첫 방송에서 4.8%로 출발한 ‘러블리 호러블리’는 25회가 1.0%까지 떨어지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 밖에도 △MBC ‘위대한 유혹자’(3월12일~5월1일/1.6%), ‘사생결단 로맨스’(7월23일~9월17일/1,9%), ‘배드파파’(10월1일~방송중/1.8%) △KBS 2TV ‘최고의 이혼’(10월8일~방송중/1.9%), ‘당신의 하우스헬퍼’(7월4일~8월29일/1.7%), ‘오늘의 탐정’(9월5일~10월31일/1.7%) 등 총 7편의 드라마가 최저 시청률 1%대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2%대 시청률 드라마도 넘쳐났다. MBC는 ‘내 뒤에 테리우스’를 제외한 모든 수목드라마가 최저 시청률 2%대를 기록했다. 1월 종영한 ‘로봇이 아니야’(2.4%)를 시작으로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3월21일~5월10일/2.7%), ‘이리와 안아줘’(5월16일~7월19일/2.6%), ‘시간’(7월25일~9월20일/2.6%) 등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3월 종영한 KBS 2TV ‘라디오 로맨스’도 최저 시청률 2.6%로 부진했고, SBS ‘훈남정음’(5월23일~7월19일)도 2.1%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tvN과 종합편성채널 JTBC는 다수의 드라마가 ‘중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지상파를 넘어섰다. 가장 큰 인기를 끈 드라마는 tvN ‘미스터 션샤인’이다. 지난 9월 종영한 ‘미스터 션샤인’은 마지막회 시청률이 18.1%(이하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까지 오르며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3위를 기록했다. ‘백일의 낭군님’(9월10일~10월30일)도 빼놓을 수 없다. 월화극에서 오랜 부진을 겪었던 tvN은 ‘백일의 낭군님’이 최고 시청률 14.4%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완벽히 부활에 성공했다. ‘미스터 션샤인’에 이어 tvN 드라마 역대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아는 와이프’(8월1일~9월20일/8.2%), ‘김비서가 왜 그럴까’(6월6일~7월26일/8.7%), ‘나의 아저씨’(3월21일~5월17일/7%), ‘무법변호사’(5월12일~7월1일/8.9%) 등도 7~8%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tvN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또 ‘마더’(1월24일~3월15일/5%)와 ‘라이브’(3월10일~5월6일/7.7%)는 시청률 면에서도 무난한 성적을 거둔 것뿐 아니라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을 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JTBC도 선방했다. 2월 2일 첫 방송에서 3.5%의 시청률로 시작한 ‘미스티’는 3월 24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 시청률이 8.5%까지 오르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품위있는 그녀’(2017)가 기록한 12.1%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미스티’ 후속으로 방송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3월30일~5월19일)도 최고시청률 7.3%를 기록한 것뿐 아니라 상반기 드라마 화제성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미스함무라비’(5월21일~7월16일/5.3%), ‘라이프’(7월23일~9월11일/5.6%),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7월27일~9월15일/5.8%)도 선전했다.

물론 지상파와 케이블 시청률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측은 “지상파와 케이블은 산출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수치로는 비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지상파 드라마는 tvN과 JTBC에 완패했다. 비교적 불리한 조건인 케이블채널이 동시간대 방송된 지상파 드라마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 시청률뿐 아니라 신선한 소재와 다양한 시도, 탄탄한 스토리 등으로 호평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반면 지상파는 급변하는 드라마 환경에서도 변화에 소극적인 자세로 제대로 된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위기를 자처하고 있는 지상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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