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서 패배하고 고개를 숙인 스캇 브룩스 감독(왼쪽)과 존 월(오른쪽). 올 시즌 자주 나타난 모습이다. /뉴시스‧AP
경기에서 패배하고 고개를 숙인 스캇 브룩스 감독(왼쪽)과 존 월(오른쪽). 올 시즌 자주 나타난 모습이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워싱턴 위저즈가 깊은 수렁에 빠졌다. 곪은 상처가 마침내 터졌다는 평가다.

이번 시즌 16경기를 치른 워싱턴의 성적은 5승 11패. 동부지구 12위에 머물러있다. 경기력도 좋지 못하다. 지난 5시즌 동안 4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저력은 찾아볼 수 없다.

선수 구성 자체는 작년과 크게 달라진 바 없다. 존 월‧브래들리 빌의 백코트 듀오가 건재하며, 마신 고탓이 떠난 대신 드와이트 하워드가 합류했다. 문제는 그 동안 ‘설’로만 여겨졌던 워싱턴 선수들의 불화가 가시화됐다는 점이다. 미국 언론들은 워싱턴 선수단의 험악한 분위기에 대한 소식들을 쏟아내는 중이다.

ESPN은 19일(현지시각) 존 월이 팀 훈련 중 스캇 브룩스 감독에게 욕설을 내뱉어 징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월은 그 자리에서 브룩스 감독과 팀원들에게 사과했지만, 선수단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월이 코치진과 얼굴을 붉혔다는 사실은 팀 분위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한편 ‘디 애슬래틱’은 같은 날 워싱턴이 최근 팀 훈련에서 워싱턴 선수들이 자주 언쟁을 벌여왔고, 브래들리 빌이 매우 화를 내며 “나는 이 짓을 7년 동안이나 견뎌왔다”고 소리친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 ESPN은 워싱턴 구단이 존 월과 브래들리 빌을 트레이드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월‧빌 듀오를 해체한다는 것은 사실상 리셋 버튼을 누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70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브래들리 빌은 시장에서 상당한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인 제임스 하든을 제외하면 슈팅가드 포지션에서 빌보다 위에 놓을 선수는 많지 않다. 월이 부상으로 뛰지 못할 때 1옵션으로서의 능력도 입증한 바 있다. 

그러나 존 월을 트레이드하는 것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과제다. 월은 당장 내년부터 슈퍼맥스 계약을 적용받아 3,780만달러의 연봉을 받으며, 2022/23시즌에는 연봉이 4,687만달러까지 올라간다. 리그에서 다섯 손가락에 들어가는 고액연봉자에, 계약기간도 4년이나 남아있으며, 효율성이 좋은 선수도 아닌데다가 라커룸 이슈까지 있는 월을 받아줄 팀은 많지 않다.

월을 트레이드하려면 워싱턴 역시 그만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워싱턴으로선 샐러리 유동성을 크게 제약하지만 어찌됐든 20득점 이상은 올려줄 수 있는 선수인 월을 내주고, 그 대가로 ‘악성계약’에 묶여있는 선수들을 받아주는 거래를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 워싱턴은 앞으로 적어도 2,3년간은 암흑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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