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작가와 연출자, 톱배우들이 tvN으로 쏠리고 있다. /사진 뉴시스, 그래픽=이선민 기자
유명 작가와 연출자, 톱배우들이 tvN으로 쏠리고 있다. /사진 뉴시스,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지상파보다 tvN 작품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지상파 드라마가 주름잡던 시대는 끝났다. 과거 ‘드라마 왕국’으로 군림했던 지상파 3사(KBS·SBS·MBC)는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이 과감한 투자와 다양한 시도 등을 앞세워 드라마 제작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겼다. 유명 작가와 연출자, 톱배우들의 tvN 쏠림 현상이 그 방증이다.

tvN은 올해 스타작가 김은숙과 톱스타 이병헌의 의기투합한 ‘미스터 션샤인’으로 ‘대박’을 터트렸다. 400억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미스터 션샤인’은 높은 완성도와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호평을 받으며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3위(18.1%)를 기록했다.

하반기 라인업도 쟁쟁하다. 배우 송혜교가 tvN 새 수목드라마 ‘남자친구’로 결혼 2년 만에 복귀한다. 상대 배우는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 이후 차기작을 고심했던 박보검이다. 현빈도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택했고, 내년에는 장동건·송중기·이나영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스타들이 tvN을 통해 시청자와 만난다. 전지현도 tvN에서 편성을 논의 중인 작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톱배우들의 tvN 쏠림 현상에 대해 “좋은 콘텐츠의 작품들이 tvN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실 대본 자체가 지상파보다 tvN, JTBC 쪽으로 몰리는 현상이 있지 않나 싶다”라며 “작품이나 제작진이 추려지고 편성이 된 후에 캐스팅 제안이 오는데 좋은 작품을 고르다 보면 공교롭게도 tvN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사전제작 시스템의 정착도 tvN을 선호하는 이유로 꼽았다. 관계자는 “tvN에 사전제작 드라마가 더 많다”라며 “사전제작이라는 점이 선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이어 “지상파는 흥행 성적이 좋지 않다면 위험부담이 크지만, tvN은 사전제작 시스템을 통해 작품성이나 완성도가 어느 정도 보장돼있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지상파가 콘텐츠 선점의 기회를 잃은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상파는 제작비 전액을 지불하지 않고, 각 방송사별로 기준에 맞게 일정 금액만 지원한다. 그리고 판권료를 나누는데, 제작사는 판권료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부족한 제작비를 충당해야 한다. 그러나 수익이 생기는 경우가 많지 않아 어느 정도 손해를 감당해야 한다.

반면 tvN·OCN 등을 보유하고 있는 CJ ENM은 제작비를 전액 지원하고 최소한의 수익을 보장한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시청자들의 선호도가 완전히 달라진 상황에서 수익까지 보장되는 케이블 채널을 두고, 지상파 편성에 열을 올릴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이 밖에도 검증된 지상파 PD들이 케이블채널이나 종합편성채널로 대거 이동하며 나타난 인력 누수 현상과 경기 침체에 따른 지상파 광고 매출 축소 등이 지상파 드라마를 위기로 몰아넣은 원인으로 꼽힌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