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계급론’은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상징하는 신조어다. 태어날 때부터 운명이 정해져있다는 슬픈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헌법엔 계급을 부정하는 내용이 담겨있지만, 현실에선 모두가 수저계급론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중에서도 ‘주식금수저’는 꼼수 승계와 같은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주식금수저’ 실태를 <시사위크>가 낱낱이 파헤친다.

2015년부터 주식을 보유하기 시작한 대동공업 미성년자 오너일가는 약 3년 동안 8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2015년부터 주식을 보유하기 시작한 대동공업 미성년자 오너일가는 약 3년 동안 8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주식금수저들이 보유한 주식은 단순히 승계 또는 증여의 목적 외에도  배당금 또는 주가상승에 따른 자산 증식 효과가 있다. 하지만 ‘무조건’은 아니다. 일반 주식투자자들도 항상 이익만 보는 것이 아니듯, 주식금수저들도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은 어쩔 수 없다.

대표적인 경우가 대동공업의 미성년자 오너일가 A군이다. 김준식 대동공업 총괄부회장의 아들이자 2001년생 고등학생인 그는 대동공업 주식 18만6,450주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10억원이 조금 넘는 규모다.

또래의 일반인들은 상상도 하기 힘든 규모의 주식 자산이지만, A군의 속사정은 쓰리기만 하다. 주식을 매입한 이후 대동공업 주가가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억대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A군이 처음 주식을 취득한 것은 2015년 6월이다. 2만5,000주의 주식을 주당 1만3,700원에 장내매수했다. 이후 2015년에만 총 6만4,000주의 주식을 매입했고, 여기에 총 7억7,700여만원이 투입됐다.

이후에도 주식 매입은 계속됐다. 2016년 9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6,500주의 주식을 장내매수했고, 2017년엔 1월에 한 차례, 4월에 두 차례 등 총 5만3,500주를 더 사들였다. 올해 역시 세 차례에 걸쳐 총 6만2,450주를 사들인 A군이다.

이렇게 주식을 매입하는데 투입된 자금은 약 18억원. 즉, A군은 대동공업 주식을 매입하며 3년 동안 약 8억원의 자산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A군의 상황이 다른 일반투자자들과 같은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손해를 감수하고 주식을 처분할 이유가 없다. 당장은 자산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주가 하락 국면이 지분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군과 대동공업 오너일가의 고민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동공업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한 A군을 비롯해 오너일가가 꾸준히 주식을 매입하고 있지만, 주가는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다음 세대로의 승계보다 경영 돌파구 마련이 더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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